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1일 대한항공과의 경기를 앞두고 “문성민을 전격적으로 선발 출전시킬 것이다”고 공언했다. 문성민은 지난 6월 남자 배구대표팀 일본과의 경기에서 왼 무릎 십자 인대를 다쳐 재활에 매진하다 지난 29일 러시앤캐시와의 경기에서 8개월만에 코트에 복귀했다.
문성민의 날개를 단 현대캐피탈이 새해 첫 날부터 대한항공을 꺾고 6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3~14 NH농협 V리그 3라운드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3-2(25-20 23-25 26-24 16-25 15-13)의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현대캐피탈 11승4패(승점 32)를 기록, 선두 삼성화재(승점 33ㆍ12승3패)를 바짝 추격했다. 대한항공은 6승9패(승점 20)로 4위에 머물렀다.
이날의 승부처는 5세트였다. 세트 초반 5-1까지 앞서던 현대캐피탈은 리버맨 아가메즈의 범실과 상대 마이클 산체스의 공격을 막지 못해 9-9 동점까지 쫓겼다. 동점 상황에서 베테랑 최태웅의 강심장이 돋보였다. 상대 리시브 범실로 그대로 넘어온 것을 최태웅이 스파이크로 상대 코트에 꽂아 넣었다. 이어 박주형이 다이렉트 킬을 성공, 11-9로 승기를 가져왔다. 현대캐피탈은 12-12에서 상대 마이클의 스파이크를 아가메즈가 잡아내며 한숨을 돌린 뒤 14-13에서 최민호가 속공을 꽂아 넣으며 2시간30분간의 혈투를 마무리 지었다.
아가메즈가 블로킹 4개를 포함, 28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센터 윤봉우(12득점)와 최민호(11득점)가 33득점을 합작하며 힘을 보탰다.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투입된 문성민은 2세트 정도를 뛰면서 6득점(공격 성공률 50%)으로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
김호철 감독은 경기 후 “새해부터 어렵게 경기를 풀어 갔지만 승리를 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멋쩍게 웃었다. 이날 처음 선발로 나선 문성민에 대해선 “아직까지 컨디션이 70% 정도인 것 같다”며 “연습 때는 80~90% 정도인 데 부상을 입은 기억 때문에 착지하는 동작 등에서 몸을 사린다”고 지적했다.
문성민은 “내가 끝까지 뛰어서 3-0으로 승리했다면 더 기뻤겠지만 아직까지 제 몫을 하진 못한 것 같다”면서 “욕심 부리지 않고 최대한 몸을 빠르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캐피탈은 5일 대전에서 선두 삼성화재와 중요한 일전을 남겨두고 있다. 승리할 경우 올 시즌 처음으로 단독 선두로 오르게 된다. 김 감독은 “삼성화재라고 특별히 다를 것은 없다. 우리 할 것만 하면 된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만약 선두로 올라선다면 상당히 기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성민은 “예전부터 라이벌 관계였고 매우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한다”며 “항상 삼성화재가 우리를 만나면 잘 했는데 지금은 현대캐피탈이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힘줘 말했다. 인천=이재상기자
한국스포츠 인천=이재상기자 alexei@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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