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해가 밝았다. 올 시즌 프로야구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제도 개선이다.
지난해 막판 외국인 선수 몸값과 이면 계약 논란으로 프로야구가 시끄러웠다. 전자는 각 구단이 이름값 높은 선수를 단돈 30만 달러(약 3억1,500만원)에 영입하자 불거져 나왔다. 현실적으로 200만 달러에 가까운 거액을 써 놓고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현 제도에 맞게 공식 발표를 했다. 후자는 이혜천(NC)이 지난 2011년 한국 무대로 돌아오면서 다년 계약을 했지만, 두산이 매년 연봉 재계약을 했다고 발표하면서 일이 커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상 자유계약선수(FA)를 제외하고는 다년 계약을 할 수 없다.
결국 KBO와 각 구단 수뇌부가 칼을 빼 들었다. KBO는 7일 열리는 실행위원회(단장 모임)와 이후 개최되는 이사회(대표 모임)에서 실효성 논란에 휩싸인 연봉 상한 제도, 즉‘30만 달러 제도’의 철폐를 추진할 예정이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단장들은 최근 외국인 선수의 몸값 상한선을 손질하자고 뜻을 모았고 실행위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 자리에선 해외파들의 다년 계약 문제도 심도 있게 다뤄질 전망이다. KBO 관계자는 “의제에 올라있진 않지만 아무래도 자연스럽게 얘기가 나올 것 같다”며 “의견만 모아진다면 해외파들의 다년 계약을 허용하는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는 의미가 없다. 일단 각 구단 측의 입장을 들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 동안 각 구단들은 유턴한 해외파들과의 계약에서 약자였다. 선수들은 규약상 분명 다년 계약을 할 수 없는 ‘일반’ 선수 처지지만, 협상 테이블에서는 “FA처럼 대우해 달라”고 큰 소리 쳤다. 통상 일본에서 뛴 선수는 국내에서 9시즌을 채워 개인 첫 FA 자격을 얻은 뒤 거액의 몸값을 받고 대한해협을 건넜다. 이후 다시 유턴했을 때는 KBO가 해외 무대 이력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일반 선수다. 일본에서 많은 시즌을 뛰었다 해도 두 번째 FA 자격을 얻기 위해선 규약대로 국내에서 다시 4시즌을 뛰어야 한다. KBO는 고졸의 경우 국내에서 풀타임 9시즌을 뛰어야 첫 번째 FA 자격을 얻고,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선 그로부터 4년을 다시 채워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파 선수들은 달랐다. 구단에 “최소 4년 계약을 해달라”고 당당히 요구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다른 팀과 계약하겠다”는 큰 소리도 쳤다. 물론 모든 선수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구단은 어쩔 수 없이 비밀리에 이면 계약을 할 수밖에 없었다. 선수를 놓쳤을 경우 팬들의 원성 등 후폭풍이 두렵기 때문에 선수의 입맛에 맞게 계약서를 작성해야만 했다.
KBO가 이번에 외국인 선수 몸값 문제와 해외파 문제를 동시에 손보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실과 동떨어져 사문화되다시피 한 조항들이 너무 많다는 건 KBO도 각 구단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잘못된 건 빨리 잡아야 한다. 그래야 야구계가 발전한다”며 “시즌 전에 두 제도가 모두 고쳐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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