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철(48)은 2013년에 유난히도 바빴다. 정규 11집 로 아이돌그룹 후배들과 경쟁,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2,000회 이상의 콘서트와 200만 명을 넘기며 ‘대한민국의 라이브의 황제’로서의 위엄을 드러냈다. 틈틈이 tvN 심사위원과 SBS 합창단 지도자로서 시청자를 만났다. ‘음악으로 세상을 치유한다’는 공을 인정받아 가수로서는 이례적으로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로도 임명됐다.
열아홉 살에 로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데뷔한 이승철. 30여 년이 흐른 지금, 그는 변함없이 대한민국 가요계에서 손꼽히는 베스트셀러(Best-Seller)이자 스테디셀러(steady-Seller)로 살고 있다.
서울 남산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난 이승철은 “가수란 대중의 감각을 이해하고 하고 빠르게 발맞추어 나아가야 한다. 감각을 유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가치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내가 걸어온 길이고, 앞으로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이다”라며 2014년을 맞는 소감을 말했다.
●음악, 삶의 가치를 이야기하다
지난해 발매한 11집 앨범 의 흥행은 대단했다. 타이틀곡 는 국내 각종 온라인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고, 미국 빌보드 K팝차트 1위에 이어 홍콩, 대만, 싱가포르, 태국, 마카오 등 국가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해외 홍보활동 없이도 미국은 물론 아시아권 아이튠즈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승철은 “의 감성이 대중과 잘 통했던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대중과 통했는 것’은 이승철이 음악을 대하는 자세일 터다. 이승철은 “음악은 세상을 밝히는, 삶을 따뜻하게 만드는 최상의 가치(價値)다. 오롯이 모든 마음을 쏟아 붇지 않고서는 만들 수 없다. 난 앨범 작업을 하기 전 가족들과 함께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많은 생각을 한다. 그 후 작업을 시작하면 내 모든 걸 쏟아 붙는다. 음반이나 공연 수익도 음악에 고스란히 재투자하려 한다. 내 모든 걸 아낌없이 쏟아내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일 것 같다”라며 웃었다.
이승철에게 음악은 삶 그 자체다. 그가 출연하는 방송이나 진행하는 공연, 다양한 봉사활동 등 모든 행동 중심에 음악이 있다. 그는 음악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치유하며, 사랑과 나눔을 전하고 있다. 음악으로 삶의 가치를 말하며 상처를 보듬는 그에게 ‘의과대학 명예교수’라는 직함은 적절해 보인다. 음악이라는 원석을 공들여 다듬어 더욱 큰 가치로 바꾸는 그. 이승철은 대한민국 ‘대중 음악의 장인(匠人)’이라 불릴 자격이 있었다.
●방송, 아낌없이 내어 준다
대한민국 오디션 프로그램 붐을 일으킨 . 시즌 1부터 5까지 여러 이슈와 스타를 발굴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 중심에는 참가자와 대중의 마음까지 들었다 놨다하는 이승철이 있다. 2013년 추석특집 중 큰 주목을 받았던 SBS 도 그의 작품. 이승철은 에 출연하며 수위 높은 발언으로 구설에 올라 마음고생도 했다. 이승철에게 이들 방송 프로그램은 ‘깨물면 아픈’ 소중한 손가락들이다.
“는 기획 과정부터 함께했다. 3개월 동안 많은 일이 있었고, 돌이켜보면 하나하나가 감동이었다.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은 분명 성장했고 난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이들에게 희망과 미래를 이야기해 줬다. 요즘도 여러 합창부에서 음원을 요청한다. 프로그램이 끝났지만, 희망의 노래는 끝나지 않았다. 내가 프로그램을 하는 이유다.”
데뷔 30년 차를 앞둔 이승철. 그 연차에 이승철만큼 활발하게 방송 활동을 하는 가수는 드물다. 앨범을 발표하고도 음악 프로그램 출연을 고사한다. 하지만 이승철은 각종 연말 시상식에 최대한 참가했다. 그는 “선배로서 후배의 발전에 박수 쳐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또한 대한민국 가요계가 성장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공연, 묵직하게 채워간다
일반 가수에게 콘서트는 연중행사다. 일년에 한 두 번 하기도 어렵다는 의미다. 이승철은 올해만 30회에 걸쳐 콘서트를 진행했다. 2013년 여름투어 ‘비치 보이스(Beach Voice)’를 시작으로 가을투어 ‘롱 레인(Love Rain)’에 이어 겨울 크리스마스 콘서트 ‘캐롤라인(Carol Line)으로 대중을 만났다. 수 많은 히트곡과 ‘보컬의 신’이라는 수식어에 걸 맞는 힘있는 무대 매너로 매회 매진 행렬을 기록했다.
이승철은 “공연은 대중을 만나는, 팬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소통의 창구다. 내겐 성장과 발전의 장이기도 하다. 매 공연 다른 무대 연출과 분위기를 드러내려고 한다. 내가 보여줄 것들에 대해 고민하고 새로운 분위기, 좋은 느낌을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비슷하면 재미 없으니까. 하하. 때로는 해외 곳곳에 공연을 보러 다니며 아이디어를 얻는다. 패션과 스타일 등 트렌드를 공부하며 무대 연출을 생각한다. 아내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대중에 눈?마주치며 소통하는 콘서트는 내게 있어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귀한 자리다”고 설명했다.
문미영기자
한국스포츠 문미영기자 mymo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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