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전년대비 판매 대수를 약 20% 늘리며 고속 질주한 수입차들이 새해에도 신차를 대거 투입하며 가속 페달을 밟는다. 이에 맞서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으로 쓴 맛을 본 국산차 업체들은 간판 볼륨모델(대량판매 모델)들로 수입차 공세의 예봉을 꺾겠다는 각오다.
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업체들은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40여종의 신차를 선보인다. 한 동안 고급차 중심의 역삼각형 모양이었던 수입차 시장 구조는 최근 몇 년 새 항아리형으로 바뀌었는데, 업체들은 특히 올해엔 소형차 판매량을 늘려 저변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여는 곳은 독일 브랜드 아우디. 6일 서울 코엑스에서 소형 모델 '뉴 A3 세단'을 선보인다. 이는 아우디코리아가 국내서 판매하는 세단 중 가장 작은 모델로 리터 당 연비는 16.7㎞에 이른다. BMW 1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등 3,000만대 중반~4,000만대 초반 모델들이 경쟁 상대로 꼽힌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소형 쿠페 CLA를 1월 중 출시해 소형차 시장을 공략한다.
바로 다음날인 7일엔 한국닛산이 7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패스파인더(Pathfinder)'를 내놓는다. 아웃도어 붐과 함께 빠르게 성장 중인 국내 SU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모델인데, '가족을 위한 프리미엄 SUV'를 내세운 만큼 널찍한 공간에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안전성을 갖췄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가격은 4,000만 원대 중반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수입차 시장 1,2위를 다투고 있는 BMW코리아와 폭스바겐코리아도 상반기 중 BMW 1시리즈의 쿠페 버전인 2시리즈를 출시하고, 7세대 골프의 후속 모델로 골프 GTI와 골프 GTD를 비롯한 신차를 내놓는다. 시트로엥은 효율성 주행성능에서 호평 받고 있는 소형차 다목적 차량 'C4 피카소'를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재규어는 프리미엄 세단 XJ의 레이싱 버전인 'XJR'을 3월께 내놓는다.
지난해 '신차 가뭄'으로 고전한 국내 업체들은 간판 모델들로 맞불을 놓는다. 특히 현대차는 '국민차' 쏘나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출시 시기는 3, 4월이 점쳐지고 있으며 디젤 모델 출시도 검토되고 있다. YF쏘나타 출시 후 5년 만에 완전변경(풀 체인지) 되는 셈인데, 대표적 볼륨모델인 만큼 현대차는 이를 통해 부진했던 지난해 내수 판매 성적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아차는 5월께 신형 카니발을 내놓는다. 2006년 나온 현재 모델은 피터 슈라이어 현대ㆍ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의 손을 거치지 않은 기아차의 유일한 모델. 이렇다 할 경쟁차가 없어 8년 만에 풀 체인지 되는데, 기아차의 효자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반기엔 기아차의 또 다른 대표 모델인 쏘렌토도 새 모습으로 등장한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전문위원은 "경기 회복과 올해부터 개별소비세 인하(7%→6%), 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관세 추가 하락 등의 효과로 올해 내수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4만대 늘어난 158만대로 예상된다"며 "수입차, 국산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