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역사 명칭과 택시영업구역 갈등을 놓고 오랜 기간 맞서온 충남 천안시와 아산시가 이번에는 아산신도시에 들어서는 농협의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건립을 놓고 부딪혔다.
지난 30일 아산시의회 김응규 의장은 농협의 아산신도시 농산물 종합유통센터 건립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앞서 24일 안장헌 시의원이 건립 찬성 입장을 발표한 데 이어 두 번째이다. 연이은 성명은 지난 25일 천안시의회가 농협이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를 건립하면 지역경제를 위협한다며 반대 건의문 채택과 함께 특별위원회를 구성키로 했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는 1,500억원을 들여 천안과 아산이 경계를 맞댄 아산신도시 내 탕정지구 배방읍 휴대리 5만 2739㎡의 터에 2016년까지 대규모 유통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천안시의회는 농협의 유통센터가 들어서면 ▦재래시장과 동네상권 붕괴 ▦지역자본 역외유출 ▦지역생산자 판로봉쇄 ▦재래상권의 붕괴로 인한 실업 양산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나섰다. 시의회는 또 "천안에는 이미 11개 대형마트가 있고, 내년 1개소가 더 개점 예정으로 대형마트가 5만명 당 1개꼴"이라며 "농협마저 유통경쟁에 뛰어들면 지역경제의 위축이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응규 아산시의회 의장은 성명을 통해 "천안과 아산의 경계지역에 농산물 종합유통센터가 들어서면 농민과 소비자에게 많은 혜택이 있다"며 "소수의 이기적인 주장에 편승한 무조건 반대는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김 의장은 "인근 농업인의 판로기반 확충, 유통비용 감소로 소비자 가격 인하, 신선한 농식품 공급, 일자리 창출 등 생산자와 소비자를 포함한 대다수 시민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4일 안장헌 아산시의원은 "2007년부터 이미 계획된 종합유통센터 건립반대는 가뜩이나 규모가 축소된 아산신도시를 두 번 죽이는 꼴"이라며 "천안시의회의 반대는 도서관과 문화 복지시설의 늑장추진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신도시 주민에게 비수를 꽂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또 "아산과 천안은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되고 있고 아산시민이 연간 5,619억원을 천안에서 소비하고 있다"며 "지역자본 역외 유출논리는 아산시민의 천안의 백화점이나 영화관, 종합병원을 이용하지 말아야 하는 논리와 다를 바 없다"고 밝혔다.
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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