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해. 이제 명색이 김 작가가 되었네."
당선 통보를 받은 후,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셨습니다. 그러나 곰곰 생각해보면 이 말이 반드시 맞는 것만은 아닌 듯합니다. 이 기쁜 소식이 기회를 선사했지만, 이로 인해 작가가 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은 언제 비로소 작가가 되는가?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오릅니다. 돌아보면 저는 늘 무언가를 쓰고 있었습니다. 쓰고 있지 않을 때조차 제 삶은 쓰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쓰고 있다'고 저 자신에게 말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이미 작가였던 것입니다.
글을 잘 쓰거나, 글이 쓰고 싶어서, 글을 썼던 것은 아닙니다. 저는 '쓸 수밖에 없어서' 썼습니다. 글을 쓸 수 있어서 제 내면을 더 잘 들여다볼 수 있었고, 제 존재를 사수할 수 있었으며, 제가 희망하는 저 자신에게 더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도 저는 작가였고, 지금도 작가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영원히 작가이기를 빕니다. 이 바람을 끝끝내 간직하는 일이 저를 뽑아주신 분들에게 제가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감사의 징표가 되리라는 것을 잊지 않겠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기도를 멈추지 않은, 우리 엄마 이상란 여사님과, 세상에서 제일 좋은 이모인 이명자 여사님, 묵묵히 지켜보아주신 조영식 장교님, 자애로운 이복희 여사님, 존엄하신 사부님과 사모님, 누나들과 형들, 친구들, 동생들, 그리고 나의 보물들, 이한, 이언에게… 그리고 나보다 내 꿈을 더 가엾게 여겨준 혜정씨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띄웁니다. 마지막으로 이 버거운 행복은 마도로스 김으로부터 왔음을 꼭 말하고 싶습니다.
'나는 이제 소설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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