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디젤)차가 대기오염 주범이라구요? 그건 옛날 얘기입니다. 경유차는 대기오염, 지구온난화, 연비 문제를 한번에 잡는 최선의 대안입니다."
그동안 검은 배기가스를 내뿜던 대형버스나 트럭 등 경유차를 환경문제의 대안으로 꼽는 인물이 있다. 바로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기계연구원의 정동수(사진) 그린카연구센터장이다. 한국기계연구원에서 37년 간 가솔린, 디젤, 천연가스 등 자동차 엔진만 연구한 그는 한국자동차공학회 위원장을 역임하고 국제인명사전에 등재되는 등 국내외에서 자동차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30일 만난 정 센터장은 "경유차는 환경오염원이 아니며 전기ㆍ수소ㆍ천연가스 등 미래형 차량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년 초 정년 퇴임을 앞둔 그는 "세상이 경유차에 대해 너무 모른다"며 안타까워했다.
경유차에 대한 대표적 오해가 환경 유해론이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경유 택시에 유가 보조금 지원 방안을 결정하자, 환경부 등이 "경유 택시가 국민건강을 해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환경부는 경유차의 유해물질 배출이 높고, 오존과 초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질소산화물 등이 많이 섞여 있다는 점을 문제로 삼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센터장은 "최근 기술발전을 고려하지 않은 과장된 주장"이라며 "질소산화물은 비교 하기 무의미할 만큼 극소량 배출되며 이산화탄소나 초미세먼지도 오히려 LPG차량이 더 많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유럽 등에선 경유차가 친환경 대중교통수단으로 자리잡았다"며 "국내 배출기준은 이미 유럽연합(EU)의 강화된 기준을 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은 경유차의 장점이다. 정 센터장은 "대구지역 택시업계가 경유택시를 도입해 2년 간 시험 운행한 결과, 연비가 LPG택시의 2배였다"며 "국토부의 경유차 유가보조금 지원 방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연료비도 줄고, 디젤엔진의 수명이 길어서 장기적으로 택시업계에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정부 차원에서도 지난 30년 간 LPG택시만 허용해 LPG 수요가 늘어나는 바람에 국내에서 필요한 양의 60%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경유택시 도입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센터장은 수소ㆍ전기ㆍ천연가스를 사용하는 미래형 자동차 개발을 위해서도 경유차 확대는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전세계 자동차 업계는 미래형 자동차로 가기 위한 과도기 단계인 지금 연비가 좋고, 유해물질을 적게 내뿜는 경유차에 주목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수요가 늘면서 외국산 경유 승용차 수입이 증가하는 만큼, 국내 시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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