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공학자가 돼 힘없는 사람과 장애인을 돕는 로봇을 만들고 싶어요."
최근 미국 덴버에서 열린 제15회 국제로봇올림피아드 세계대회에서 영예의 3관왕을 차지한 울산 신정초등학교 6학년 최성혁군은 30일 자신의 포부를 당차게 이같이 밝혔다.
최군은 이번 대회에서 초등생(junior) 부문 로봇서바이벌ㆍ로봇바이애슬론ㆍ로봇댄싱 부문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는 기염을 토했다.
최군이 처음 로봇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네 살 무렵. 그는 "아버지가 블록조립 장난감인 레고를 선물하면서부터 로봇 만들기에 빠져들었다"며 "새로운 레고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아빠에게 사달라 졸랐고, 조립하는 게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최군이 레고에 관심을 보이자 주변에서 최군 부모에게 "실제로 간단한 로봇을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고, 최군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로봇 만들기를 시작했다.
처음 만든 것은 '자동 주차를 하는 바퀴형 로봇'. 전문 교사가 자동주차 프로그램을 짜고 초등학교 2학년이던 최군은 로봇을 조립하는 일을 담당했다. 그는 "조립한 로봇이 움직이는 것 자체가 너무 신기했다"며 "그때 감동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웃음을 보였다.
최군은 지난해 처음으로 세계대회에 참가해 로봇바이애슬론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아쉬움은 더 커졌다. 그는 올해 대회를 준비하면서 매일 5시간씩 로봇 만들기에 열중했다. 학교 시험기간과 맞물릴 때는 쉴 틈이 아예 없었다.
최군은 "지난해 6학년 선배들을 상대로 붙었는데 솔직히 실력이 모자랐다"며 "하지만 올해는 내가 6학년이 돼 금메달을 3개나 따니 하늘을 나는 듯이 기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또 "세계대회 참가를 통해 다른 나라에서 참가한 또래들의 실력에 많이 놀랐다"며 "내가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보고 배울 수 있는 값진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최군의 장래희망은 장애인을 위한 로봇을 만드는 로봇공학자가 되는 것이다. 그는 "한국전쟁 때 눈을 다쳐 앞을 잘 못 보는 저의 할아버지처럼 불편을 겪고 있는 사람을 돕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로봇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국제로봇올림피아드는 올림피아드위원회가 청소년들의 창의적 과학 능력을 높이고 로봇산업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1999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올해 세계대회에는 12개 국가에서 1,000여명의 청소년이 참가했다.
울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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