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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열의 볼링그린 다이어리<41>여성야구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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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열의 볼링그린 다이어리<41>여성야구교실

입력
2013.12.3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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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최원호 피칭연구소와 스포사(SPOSA FITNESS)에서 공동으로 제 2차 여성 자선 야구 교실을 개최했다.

나도 잠시 한국에 들러 친구들과 함께 여자 야구 선수들과 이론 강의, 기술 훈련 등을 하며 좋은 시간을 가졌고, 여자 야구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야구는 남자 선수들만이 할 수 있는 스포츠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여자 선수들은 소프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서울에서 보니 여자 야구협회에 등록된 팀만 40개 팀이라는 것에 다시 한번 놀랐다.

첫날 야구 이론 강의를 하기 위해 여자 선수들을 만났을 때 선수들의 외모가 너무나 여성스러워 ‘이분들이 야구를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야구를 하는 여자 선수들은 외모나 성향이 거칠거나 강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타격 이론 강의시간에 선수들에게 기본적인 지식을 설명했다. 특히 타격은 두 가지를 충족시키는 것으로 정확하게 맞히는 것이며, 강하게 쳐서 볼을 멀리 보내거나 빠르게 보내는 것이라 설명했다. 정확하게 볼을 맞히기 위해서는 투수가 던지는 각도와 나의 스윙각도를 잘 맞추어야 하며, 강하게 볼을 치기 위해서는 어떻게 몸을 이용해서 힘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대부분의 아마추어 선수들은 강하게 치기 위해서는 스윙을 빨리 해야 한다고 알고 있다. 이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그런데 실수하는 것 중에 하나가 팔을 이용해서 스윙을 한다는 것이다. 스윙을 빨리 하기 위해서는 우리 몸의 파워 존을 이용해야 하며 회전력을 극대화 시켜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나서 직접 타격 훈련을 하며 몸으로 느껴야 비로소 정확하게 이해 할 수 있다.

야구에서 타격과 투구는 팔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다리와 허리에서 시작되고, 다리와 허리는 파워 존(Power Zone)이며 타격과 투구에서 발생하는 힘의 50% 이상을 제공한다(Coleman, 2000). 그리고 폭발적인 다리의 파워는 선수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Hagerman et al., 1989).

다음으로 볼을 정확하게 맞히기 위해서는 정확한 각도를 찾아야 하는데 좋은 연습 방법 중에 하나가 눈에 보이는 대로 치는 것이다. 투수가 던지는 볼이 지면에서 대략 7~9도 사이로 내려 오기 때문에 스윙 각도 또한 그 각도로 올라가야 정타의 확률이 많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보통 다운 스윙을 해야 볼에 빨리 다다를 수 있다. 하지만 다운 스윙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좋은 스윙을 막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야구 교실을 하는 도중 선수들이 알루미늄 배트와 나무 배트를 사용할 때 스윙을 다르게 해야 하냐고 질문을 했다. 간단하게 말하면 스윙에는 전혀 차이가 없다. 알루미늄 배트와 나무 배트는 단지 탄성력에서 차이가 난다. 볼과 배트가 충돌 할 때 충돌 에너지의 25%가 알루미늄 배트와 공으로 전달되는데, 이것은 나무 배트와 공의 충돌에서의 20%보다 휠씬 큰 값이다(야구의 물리학, 로버트 어데어). 둘 다 같은 위치에서 맞았다고 가정하면 알루미늄 배트에 맞았을 때 5% 정도 더 멀리 간다는 것이다. 볼을 맞히는 방법은 같은 이치이기 때문에 스윙에 차이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과연 여자 선수들이 어느 정도나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있었는데 몇몇 선수들은 남자 사회인 야구 선수를 능가하는 선수들도 있었고, 더 놀라운 것은 짧은 시간이지만 기량 향상 속도가 보였다는 것이다. 선수들이 처음에는 긴장한 탓인지 헛스윙을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정타와 함께 볼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었다. 특히 여자 선수들은 남자 선수들에 비해 몸이 굉장히 유연하다. 그러다 보니 스윙이 자연스러우며 가벼운 스윙으로 볼에 힘을 잘 전달하는 모습이었다. 이유는 먼저 이론적인 지식을 설명하고 선수들이 그것에 대한 이해를 한 후에 기술 훈련을 했기 때문이며 또 한 가지는 선수들이 순수하게 받아 들였기 때문인 것 같다.

기술 훈련을 한 장소는 일산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고 교통 또한 불편한 곳으로 찾아오기가 쉽지 않은 곳에 있어서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없으면 오기 어려운 여건이었다. 날씨 또한 굉장히 추웠다. 하지만 선수들의 열정과 눈빛 때문에 훈련을 하는 시간 내내 추위를 느낄 틈이 없을 만큼 빠르게 지나갔다.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야구레슨을 받아 본 선수들이 많지 않았고 전문적인 지식도 많지 않았다.

이번 행사를 통해 야구가 단지 남자 선수들의 전유물이 아니며 보는 스포츠에서 참여하는 스포츠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전문 선수들뿐이 아닌 동호인 선수들에게도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야구라는 매개체를 통해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고, 같은 공감대를 통해 더욱더 야구를 발전 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볼링그린 하이스쿨 코치ㆍ전 LG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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