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의 자동차 안전성 테스트에서 단 한 종도 최상위 등급을 받지못해 현지 판매에 비상이 걸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최근 발표한 올해 170개 차종을 대상으로 한 자동차 충돌 안전성 시험에서 국산 자동차는 최고 등급인 '가장 안전한 자동차 플러스'(TSP+ㆍTop Safety Pick+)' 등급을 한 종도 획득하지 못했다. TSP+ 등급을 받은 자동차는 혼다 '아큐라', 스바루 '아웃백'을 비롯해 볼보, 메르세데스-벤츠, 포드, 링컨 등 22종이다.
국산 자동차 중에선 현대차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와 기아차 '옵티마'(K5), 한국지엠 '스파크' 등 3종이 바로 아래 등급인 'TSP'를 받았다. 이 등급을 받은 차는 모두 17종이다.
IIHS가 매년 발표하는 자동차 충돌 안전성 시험은 미국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매시 지표로 삼는 중요한 기준이다. IIHS는 홈페이지에 등급과 충돌 시험 장면 동영상 등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며, 소비자들은 구매 전 이 자료로 해당 자동차의 안전성을 가늠한다. 따라서 최고 등급 획득 여부는 자동차 판매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올해 국산 차들이 TSP+ 등급을 받지 못한 이유는 기준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새로추가된 '스몰오버랩 충돌'로 알려진 전측면 충돌 시험에서 대부분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 시험은 시속 64㎞로 몰아 운전석 앞부분 25%를 벽에 부딪쳤을 때 운전석 공간을 어느 정도 보호하는 지를 평가한다.
또 운전자가 깜빡 졸거나 휴대폰 조작 등으로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해 앞 차를 추돌할 우려가 있을 때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내거나, 자동으로 제동장치를 작동시켜 차가 멈추는 기능도 새로 평가했는데, 국산 자동차들은 이 기능을 모두 갖추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IHS에서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새로운 평가 항목을 추가했다"며 "강화된 안전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분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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