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더위가 늦게까지 지속된 탓에 제철 과일이 바뀌었다. 봄 과일인 딸기가 겨울철 대표과일인 귤을 제치고 이 달에 가장 많이 팔린 과일이 됐다.
29일 롯데마트가 1일부터 26일까지 과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딸기가 귤을 누르고 과일 매출 1위를 기록했다. 겨울에 딸기 매출이 귤 매출을 앞선 것은 처음이다.
딸기는 하우스재배로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지만, 원래 5월에 수확하는 대표적인 봄 과일이다. 노출된 밭이 아닌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딸기가 많다 보니 11월에도 수확하는데, 여기에 올해는 늦더위까지 겹쳐 딸기가 12월에 본격적으로 팔리게 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더위가 9월 넘어서까지 지속되면서 딸기를 12월에도 출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남 거창, 충남 논산 등지에 딸기를 재배하는 농가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떨어진 것도 한 몫 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이번 달 딸기의 평균 도매가격은 2만4,129원(품질 상, 2kg 기준)으로 지난해 2만9,368원보다 17.8% 가량 떨어졌다.
반면 귤은 늦더위 피해를 봤다. 원래 귤은 빠르면 10월부터 판매를 시작해 2월까지 꾸준히 팔리기 때문에 겨울에 가장 많이 팔리는 과일이다. 특히 12월 판매 비중이 과일 가운데 가장 높다. 하지만 올해는 더위가 늦게까지 지속되면서 가뭄이 들어 작황이 부진해 2위로 내려앉았다.
'제철'이 조금씩 변하는 과일은 딸기뿐만이 아니다. 딸기처럼 제철이 뒤바뀐 정도는 아니지만 이상 기온 영향으로 출하 시기가 점점 당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수박의 경우 일찍 찾아온 더위로 일조량 등 충분한 작황 조건이 갖춰지면서 2~3주 가량 빠른 4월 말에 출하됐다. 복숭아 역시 경북 영천, 감곡 지역을 중심으로 2주 가량 출하 시기가 앞당겨졌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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