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우 설날 운송기간까지 파업이 길어질 것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주말을 넘길 것이란 예상을 깨고 27일 밤 수서발고속철도(KTX) 자회사 면허를 발급한 정부의 결정에 대해 김경욱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은 29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경쟁체제 도입은 이미 결정된 정책으로 면허 발급은 노사 협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면허발급으로 파업이 길어질 것에 대비해 이미 새해 1월말 설날 운송대책도 마련 중"이라고 단호하게 밝혔다.
_지난주 말 종교계 등이 나서 철도파업과 관련 중재 움직임이 활발했는데, 수서발 KTX 면허를 이번 주초 정도로 2, 3일 정도는 늦출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수서발KTX 개통 목표인 2015년 말을 맞추기 위해서는 2년 정도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올해 안에 면허를 발급해줘야 할 상황이었다. 조계사 화쟁위원회가 노사 대화를 중재하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면허발급 자체는 노사 협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대화를 위해 주말 동안 면허 발급을 늦춘다는 게 의미가 없는 일이었다. 면허 신청에 대한 검토는 이미 끝낸 상황에서 27일 대전지법이 오후 늦게 자회사 법인 등기를 내 줘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었다."
_면허 발급으로 파업이 더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는데, 대책은?
"대체인력 확보를 통해 파업 장기화 대책을 마련 중이다. 최악의 경우 설 연휴가 시작되는 내년 1월 말까지 파업이 지속될 것에 대비해 수송 대책을 준비 중이다."
_주말을 지나며 파업참가자의 업무 복귀율이 20% 중반대로 높아졌다.
"자회사 면허 발급이 이뤄지면서 노조원들 사이에 투쟁 초점이 없어진 게 원인인 것 같다. 처음부터 철도노조는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위한 이사회를 막기 위해 파업을 시작했다는데 좌절되면서 파업을 지속할 명분이 줄어든 것으로 본다."
_수서발KTX라는 알짜노선이 자회사로 떨어져나가면 코레일의 경영수지가 급격히 악화돼 결국 적자를 줄이기 위해 요금이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있다.
"그렇지 않다. 수서발KTX가 운행을 시작해도 서울역과 용산역발 KTX 승객은 1일 기준 1만~2만명 감소하는데 그쳐 연매출이 1,000억~2,000억원 정도 줄어든다. 그러나 코레일이 자회사로부터 차량 임대료와 정비 수입으로 연간 2,000억원을 받아 전체 매출은 그대로다. 코레일이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 승객을 유치하면 KTX 여객 쪽 수입은 오히려 지금보다 늘어날 수 있다. 설사 코레일의 영업실적이 예상보다 낮더라도 요금인상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이 커 인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_코레일 직원들은 경쟁체제 도입 후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높은데?
"코레일이 운영 효율화를 강도 높게 진행한다면 구조조정을 안 해도 될 것이다. 특히 차량 정비와 시설 유지 보수 분야에 인력 여유가 있는데, 시설 자동화를 통해 발생하는 여유 인력을 현재 인원보강이 필요한 부가서비스 개발과 영업 쪽으로 전환 배치해야 한다."
_파업 장기화로 국민 불편이 커지고 경제적 피해 역시 계속 늘어나는 데 대안은?
"파업 4주차(30일)부터 평시 대비 60%인 필수유지 수준으로 운행률이 떨어지지만 복귀자가 늘고 있고 대체 인력 확보를 통해 3주차 수준 운행률(평시 대비 75%)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물류 피해가 심한 시멘트업계를 위해 복귀 기관사를 최우선적으로 시멘트 운송열차에 배정할 것이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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