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TV면 / 화제 속에 막 내린’응사’가 남긴 것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TV면 / 화제 속에 막 내린’응사’가 남긴 것들

입력
2013.12.29 12:05
0 0

반전은 없었다. 그러나 여운은 길었다. 1990년대 향수를 부른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가 11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 구수한 사투리, 여주인공 남편 찾기 등의 재미가 90년대 추억 여행을 만들었다. 30~50대에겐 그 시절에 대한 공감을, 10~20대에겐 과거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며 ‘응사앓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다.

1990년대 복고 열풍

‘응사앓이’는 전국민을 ‘추억앓이’로 몰아넣었다. 그 시절의 대표적 사건 사고와 대중문화, 먹거리 등은 빼놓을 수 없는 ‘응사’의 승부수였다. ‘전편만한 속편 없다’는 속설을 깨고 마지막 회 평균시청률이 11.9%(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해 전편인 ‘응답하라 1997’의 7.5%를 넘어섰다. 아날로그 문화를 대표하는 삐삐나 386컴퓨터, PC단말기 등에서부터 패션브랜드 옴파로스, 티피코시와 마하세븐, 쌕쌕이, 캡틴 컵라면 등의 식품까지 그 때의 향수를 자극하는 소재와 소품이 가득했다. 그 시절을 떠올리는데 필요한 소품은 대부분 직접 만들어 사용했다. 꼭 필요한 소품을 제작한 서명혜 미술감독은 ‘재연의 마술사’로 극찬 받았다.

서태지와 아이들, 연세대 농구팀, 삼풍백화점 붕괴 등에 따른 에피소드는 ‘응사’의 또다른 버팀목이었다. 신원호 PD는 “그 시대에 겪었던 일이나 문화현상이 아직 사람들 가슴 깊은 곳에 남아 있다”며 “그 때를 같이 보낸 이들에게 20년을 잘 살아왔다고 위로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우정 작가 신드롬

이 사람을 빼고 ‘응사’를 말할 수 있을까. 작가 이우정(39) 말이다. ‘응사’뿐 아니라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응답하라 1997’ 등 그의 작품은 매회 10% 안팎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우정 작가는 신원호 PD보다 이명한 tvN 제작기획국장과 먼저 일을 했다. 신원호 PD와 나영석 PD의 선배인 이명한 국장과 2002년 KBS ‘자유선언 토요대작전’의 짝짓기 프로그램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을 함께 하면서 관찰 예능이나 러브 스토리의 감각을 키웠다. 이후 KBS ‘해피선데이’에서 ‘1박2일’과 ‘남자의 자격’을 이명한ㆍ신원호ㆍ나영석 PD와 함께 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2011년 이들 세 명의 PD가 CJ E&M으로 이적할 때 이우정 작가도 적을 옮겼고 그 결과는 성공이었다. 임기홍 한국방송작가협회 부이사장은 “끊임없이 노력하는 후배”라며 “섬세한 터치가 돋보이고 일에서 언제나 열정이 넘친다”고 이우정 작가를 평가했다. 나영석 PD는 “10년 이상 함께한 동료로 존경스러울 정도로 일을 열심히 하고 즐긴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발전하는 친구”라고 말했다.

무명에서 스타로

‘응사’ 출연 배우들은 지금 전자제품, 식음료, 의류 등 방송 광고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정우, 김성균, 손호준, 고아라, 민도희, 성동일 등은 CF시장의 블루칩으로 통한다. 모두 다 이우정 작가와 신원호 PD가 몇 개월씩 품을 판 결과다. 두 사람은 오디션과 면접을 통해 ‘응사’의 캐릭터 그림을 그리고 출연 배우들을 결정했다. 신원호 PD는 “정우와 고아라의 그림과 호흡이 좋다”며 “이번 작품을 계기로 두 사람이 호평을 받을 것”이라고 ‘응사’ 방영 전 호언장담했었다. 정우는 강한 역할에서 벗어나 부드러운 매력남으로, 고아라는 얼굴만 예쁜 게 아니라 연기도 잘하는 배우로 탈바꿈했으니 신 PD의 예언이 적중한 셈이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