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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2월 30일] 철도파업, 정부가 대화의 문을 걸어 잠가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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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2월 30일] 철도파업, 정부가 대화의 문을 걸어 잠가서야

입력
2013.12.2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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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7일 밤 수서 발 KTX 자회사 철도운영 면허를 전격 발급했다. 법원에 법인 설립 등기를 신청한 지 수시간 만에 이례적으로 인가가 나고 국토교통부가 밤 10시에 기자회견을 하는 등 마치 잘 짜진 각본을 수행하는 듯했다. 노사교섭과 국회 중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정부는 면허 발급 절차를 착착 진행하고 있었던 셈이다. 겉으로는 대화하는 척하면서도 실제로는 조금도 양보할 생각이 없었음이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중재한 노사정 회의에서도 정부는 타협 불가라는 원칙론을 고수했다. "수서 발 KTX 공사 완료까지 시간이 충분한데 대화할 동안만이라도 면허 발급을 잠정 보류할 수 없느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정부는 "전혀 타협의 대상이 아니며, 원칙의 문제"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애당초 노조와 대화할 의사는 추호도 없었다면 마주 앉은 것 자체가 무의미한 일이었다. 파국을 막기 위한 정치권과 종교계, 시민사회의 중재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것과 다름없다.

정부의 대화 거부와 면허 전격 발급은 노조에 백기 투항을 요구하는 것이다. 모든 퇴로를 차단한 채 연일 노조를 압박하며 강경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철도 같은 필수공익사업장에서 파업이 일어나면 주동자뿐 아니라 단순 참가자까지 직권 면직할 수 있도록 입법하겠다는 엄포까지 놓고 있다.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을 본질적으로 제약해 위헌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에도 개의치 않는다. 이에 맞서 철도노조와 민주노총은 파업을 계속하는 한편 내년 초 2차,3차 총파업 투쟁을 결의했다. 그제 수만 명이 참가한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정부와의 관계를 전면 단절하겠다고 선언했다. 철도파업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충돌 국면으로 달려가고 있다.

노조를 대화 상대가 아닌 굴복시켜야 할 대상으로 여기고 강공으로만 치닫는 한 혼란과 파국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로 인한 부담은 정국 운영 주체인 정부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어떤 상황에서도 노조와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이제라도 노조 지도부를 만나 대화할 건 대화하고, 설득할 건 설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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