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중진 의원들이 잇따라 박근혜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국회 국방위원장이자 3선인 유승민 의원은 29일 기자들과 만나 수서발 KTX자회사 설립과 철도 경쟁체제 도입을 "청와대에서 잘못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유 의원은 "수서발 KTX 자회사가 맡게 될 노선은 고수익이 예상되는 알짜배기 노선인데 돈이 안 되는 다른 노선과 경쟁시킨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유 의원은 그러면서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크림스키밍(Cream Skimming·커피 위의 거품만 빨아먹는다)'는 경제학 용어에 빗대 설명하면서 "경춘선, 중앙선, 태백선 등 수익이 나지 않는 몇 개의 노선을 같이 떼어줘야 공평하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정부가 적자가 나는 노선을 얹어 자회사 설립을 허용했다면 이렇게까지 반발은 없었을 것"이라며 "비효율성 개선을 위해서라면 적자노선에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관계부처의 미흡한 대처를 둘러싼 당내 일각의 비판론에 대해서는 "타이밍이 지났다"면서 "서로 각을 세우는 마당에 지금 얘기하면 총부리를 아군에 겨누는 것밖에 더 되겠느냐"고 선을 그었다.
당내 최다선인 정몽준 의원(7선)은 29일 '2013년이 우리에게 남긴 숙제들'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청와대와 여야를 고루 비판했다. 정 의원은 먼저 "여당은 청와대의 결정을 기다리고 집행하는 것 외에 다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느냐. 그리고 청와대는 여당을 한 배를 탄 동지로 인정하고 있느냐"며 일방 통행 중인 청와대와 그런 청와대를 바라만 보고 있는 새누리당을 한꺼번에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지만 '정치 공백'을 메우는 데에는 실패했다. 청와대와도 야당과도 대화다운 대화를 못했다"고 지적한 뒤 "이런 정치실종에 집권당 의원으로써 자괴감을 느낀 게 한 두 번이 아니다"고 했다.
정 의원은 이어 "10년간 집권 경험이 있는 야당은 일관성 있는 말을 하고 있느냐"면서 "야당 역시 대선 불복이라고 밖에 없는 거리 정치로 소중한 시간을 허비했다"고 야당도 비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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