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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숫자 놀잇감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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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숫자 놀잇감 꼭 필요하다?

입력
2013.12.2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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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ㆍ유아를 키우는 집이라면 대부분 블록이나 구슬 같은 숫자놀이 교구 하나쯤 있다. 그런데 미취학 시기의 수학 교육에 이런 교구가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내 아이만 학습 능력이 떨어질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값 비싼 교구를 울며 겨자먹기로 구입했던 부모들에겐 희소식이다.

미국 미시간주립대와 인디애나대 교육심리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미취학 아이들에게 두 자리 이상 숫자들의 크기를 비교하거나 계산하도록 했더니 교구를 사용할 때보다 숫자 기호만 사용할 때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는 실험 결과를 발달심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차일드 디벨롭먼트’ 12월호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했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부모들은 대개 블록을 쌓고 구슬을 꿰는 등 보고 만질 수 있는 물체를 활용해 수 개념을 심어주려고 한다. 1, 2, 3 등 어른이 쓰는 ‘기호’로 숫자를 가르치면 아이가 쉽게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평범한 부모뿐 아니라 교육학자들도 마찬가지로 미취학 아동은 구체적인 모델(교구)이 있어야 수학을 더 쉽게 배운다고 생각해왔다.

이번에 연구팀은 미시간주와 인디애나주에 사는 중산층 자녀 중 세 살에서 일곱 살 아이 200명을 모집해 36과 306, 128과 812 이런 식으로 두 자리나 세 자리 숫자를 두 개씩 보여주고 더 큰 숫자를 맞히게 했다. 맞을 확률과 틀릴 확률은 반반이다. 테스트 결과 세 살에서 다섯 살 아이들은 처음 몇 번은 우연히 맞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맞히는 확률이 높아졌다. 여섯, 일곱 살 아이들은 처음부터 우연히 맞힐 확률보다 높은 정답률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어 이들 숫자를 이용한 계산 문제를 내고 아이들이 숫자만 보고 푼 결과와 교구를 이용해 푼 결과를 비교했다. 그랬더니 교구 없이 계산을 더 잘했다. 연구팀은 여러 자리 숫자와 1, 10, 100 같은 숫자의 자리 값 개념이 생각보다 이른 나이에 형성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켈리 믹스 미시간주립대 교수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전화번호나 달력, 주소, 가격표 등 일상 생활에서 여러 자리 수를 접하며 수 개념이 자연스럽게 일찍 발달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그러면서도 “취학 아동이 받는 교육을 유치원 아이에게 시켜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선행학습에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믹스 교수는 “(적어도 수학에서는 교구와 숫자 기호를 활용한 교육을) 균형 있게 병행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조언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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