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사진)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2015년 총선에 참가한다. 현 미얀마 의회는 군부와 군 출신 정치인이 다수이지만, 내후년 총선에서 NLD가 승리하면 개헌이 수월해져 민주 정권 창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NLD 대변인은 28일 당 회의가 끝난 뒤 "NLD는 헌법이 개정되지 않더라도 2015년 총선에 참가할 것"이라며 "수치 여사와 NLD가 의회에 진출한 2012년 보궐선거 때보다 더 많은 의석 획득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수치 여사는 그 동안 "미얀마에 민주주의를 뿌리내리려면 불공평한 헌법 조항을 바꿔야 한다"고 말해와 개헌을 하지 않으면 NLD가 2015년 총선에 불참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미얀마는 의회가 투표로 대통령을 선출하지만, 군부가 집권하던 2008년 제정된 현행 헌법은 배우자와 자녀가 외국 국적자이면 대선 출마를 금지하고 있다. 영국인과 결혼해 영국 국적 아들 2명을 둔 수치 여사를 겨냥한 것이다. 헌법은 의회 의석의 25%를 선거를 거치지 않은 군부 인사에 우선으로 할당하는 조항도 두고 있다.
미얀마는 2011년 2월 첫 민간 대통령으로 선출된 군 출신 테인 세인 대통령이 정치ㆍ경제 개혁을 추진하면서 미얀마에 대한 서방제재 대부분을 철회하도록 이끌었다. 의회 개헌특위에서는 현재 헌법 재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며 내년 1월 말 개헌 권고안을 내놓는다.
미얀마 독립 영웅 아웅산 장군의 딸인 수치 여사는 미얀마 독립 2년만인 1947년 아버지가 반대파의 테러로 사망하자, 미얀마를 떠나 생활했다. 영국 옥스퍼드대에 진학해 철학ㆍ정치학ㆍ경제학을 공부했고, 영국인과 결혼했다. 1988년 8월8일 미얀마에서 군사독재에 항거하는 대규모 민주화운동을 접한 뒤 그 해 9월 NLD를 결성해 미얀마 민주화에 뛰어 들었다. NLD는 90년 5월 총선에서 82%의 지지율로 압승했지만 군부가 이를 무효화 했다. 수치 여사도 89년부터 군부의 가택연금 조치와 해제가 수 차례 반복되며 탄압을 받았다.
2010년 11월 마침내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수치 여사는 2012년 4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NLD도 45석 중 43석을 차지하며 압승했다.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공로로 1991년 노벨 평화상, 2002년 유네스코인권상 등을 수상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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