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재가 1, 3으로 우상귀 백 두 점을 제압한 건 당연한데 이세돌이 4~8로 중앙 흑 대마의 연결을 차단했을 때가 문제였다. 흑이 중앙을 방치한 채 1로 둔다든지 하면 당장 2, 4로 공격 당해 대마 전체가 위험해진다. 그래서 김승재가 얼른 9로 중앙을 보강했지만 이세돌이 10, 12로 백돌의 수를 늘린 다음 14로 치중한 게 앞서 8을 뒀을 때부터 노리고 있던 필살의 일격이다.
15, 16 다음 1로 껴 붙이는 건 4로 먹여 친 후 6으로 끊어서 그만이다. 할 수 없이 17로 끊었지만 18, 20으로 응수해서 이 수상전은 흑이 한 수 부족이다.
얼핏 보기엔 21로 끊으면 오히려 백이 곤란할 것 같지만 앞서 두어 놓은 8 때문에 22, 24가 선수라는 게 백의 자랑이다. 25 때 26, 28로 수를 조여서 그만이다. 흑이 어떻게 해도 위, 아래 백돌 모두 세 수 이하로 줄일 수가 없다. 여기서 사실상 승부가 결정 났다. 178수 끝, 백 불계승. 이세돌이 본선 첫 판을 기분 좋게 출발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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