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다."
텍사스 유니폼을 입은 추신수(31)의 입에서 나온 제 일성(一聲)이다. 추신수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레인저스 볼파크에서 공식 입단식을 가졌다. 지난 22일 7년간 1억3,000만 달러(1,379억원)를 받는 메가톤급 계약을 성사시켰고, 27일 구단의 신체 검사를 통과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28일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부인 하원미(31)씨와 첫째 아들 무빈(8), 둘째 아들 건우(3) 군이 참석했다.
추신수는 "13년 전 미국에 처음 왔을 때는 야구밖에 모르는 18세 소년이었다. 그 동안 정말 열심히 했고 오늘 드디어 내 꿈이 이뤄졌다"며 "텍사스에는 좋은 선수가 많다.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어 "사실 그 동안 알링턴 파크에 몇 번 왔었는데 잘 했던 기억이 없다"면서 "하지만 이제부터 여기가 홈구장이니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여기에 왔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추신수는 텍사스에서 변함없이 1번 타자로 출전할 전망이다. 그는 올해 신시내티에서 154경기에 출전, 타율 2할8푼5리, 출루율 4할2푼3리, 21홈런, 20도루, 107득점, 112볼넷, 몸에 맞는 공 26개 등을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1번 타자 중 최초로 20홈런-20도루-100볼넷-100득점이라는 신기원을 열면서 '출루 기계'라는 명성을 얻었다. 다만 수비 포지션은 그 동안 맡아온 중견수, 우익수가 아닌 좌익수 글러브를 낄 예정이다.
추신수는 이와 관련 "수비는 (외야) 세 곳 모두 뛸 수 있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타순도 꼭 1번을 쳐야겠다는 마음은 없다"면서 "나는 텍사스가 우승하는데 도움을 주러 왔다"고 팀 퍼스트를 외쳤다. 아울러 "올해보다 나은 시즌, 특히 다치지 않는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며 "2011년과 2012년 부상을 당해보니까 경기에 뛸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시즌 끝날 때까지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이날 입단식에는 댈러스모닝뉴스 등 댈러스 지역 언론은 물론이고 주요 언론들이 취재에 나서 추신수의 달라진 위상을 반영했다. 존 대니얼스 텍사스 단장과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동석했다. 보라스는 "많은 팀이 영입 제의를 해와서 더 많은 돈을 받을 수도 있었다"면서도 "추신수가 팀 전력과 가족 생활 문제를 고려한 끝에 텍사스를 택했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텍사스와 계약한 이유는 2, 3년 안에 우승할 수 있는 전력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가족들이 오랫동안 편안하게 살 곳도 필요하기 때문에 텍사스를 처음부터 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왜 양키스를 가야 하나. 텍사스는 처음부터 원했던 팀"이라고 웃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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