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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파업] 노조 사무처장은 민주당사로 피신… 또 허찔린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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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파업] 노조 사무처장은 민주당사로 피신… 또 허찔린 경찰

입력
2013.12.27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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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영장이 발부된 최은철 철도노조 사무처장 겸 대변인이 27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로 피신했다. 이로써 김명환 위원장과 박태만 수석부위원장 등 철도노조를 이끄는 수뇌부 3인방의 피신처가 모두 드러났다. 그러나 다들 경찰이 강제 진입하기 어려운 곳들이어서 이날로 19일째를 맞은 철도파업 사태가 해를 넘겨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최 사무처장은 노조원 한명과 함께 이날 낮 12시쯤 민주당사로 들어갔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가 책임지지 못하면 지금 사태가 파국을 면할 길이 없어 책임 있게 나서 달라고 요구하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으로서는 이곳을 나갈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들의 신변 보호 요청을 받아들였다.

앞서 지난 24일 밤 박 부위원장은 서울 견지동 조계사로 들어갔고, 김 위원장은 경찰이 중구 정동 민주노총 본부에 강제 진입한 지 나흘 만인 26일 본부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이 조계사와 민주당사에 들어가 수배자를 체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민주노총이 입주한 경향신문사 건물은 구조가 복잡한데다 5,500여명을 동원한 대대적인 체포작전을 벌이고도 검거에 실패한 전력이 있어 경찰이 재진입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노조 지도부가 경찰력을 무력화하면서 사회적 주목을 높이는 상징적인 공간에 시간차를 두고 들어간다는 계획을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업 장기화로 노조원들이 상당히 지쳐 있지만 지도부가 건재하면 파업 동력을 유지할 수 있는데다 종교계와 정치권의 도움으로 정부와의 협상을 이어나갈 수 있으리라는 계산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최 처장이 민주당사로 뛰어들자 특진까지 내걸며 지도부를 뒤쫓던 경찰은 또 체면을 구겼다. 철도노조가 "최 처장도 민주노총에 있다가 22일 경찰 진입 전에 빠져 나왔다"며 경찰이 검거 대상자가 없는 건물에 무리하게 진입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 등이 계속 민주노총 건물에 은신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줄곧 주장해 온 경찰은 최 처장의 민주당사 등장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22일 민주노총에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최 처장은 거기 있었는지, 어디서 어떤 경로로 민주당사까지 갔는지 확인된 바가 없다"며 "도피 경로는 추후 수사 과정에서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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