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고가 브랜드가 젊어지고 있다. 지난 해부터 수입 고가 브랜드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이지만 '아크네', 'CH캐롤리나헤레나', '필립플레인' 등 '2030' 젊은 세대를 겨냥한 젊은 브랜드들이 명품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루이비통, 구찌, 페라가모 등 1세대 고가 브랜드와 가격은 비슷하거나 약간 낮지만 최신 패션 경향을 반영한 개성 넘치는 디자인으로 백화점에서는 '럭셔리 컨템포러리'라는 장르로 불린다.
27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2010년 14%, 2011년 20.3%로 급성장 하던 명품 브랜드 매출 증가세는 지난해 12%, 올해는 10%대로 한 풀 꺾였다. 하지만 '젊은 명품'의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12%에서 올해는 23%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다 보니 해외 명품을 구입하는 고객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해 40%에서 올해는 60%까지 높아졌다.
신세계백화점도 2011년 29.6%에 달했던 전년 대비 고가 브랜드(해외 패션) 제품의 매출 증가율이 지난 해 9.4%, 올해는 5.4%로 주춤한 상황임에도 20~30대 고객들의 구입액만큼은 전년 대비 56.3%나 늘었다.
백화점들은 떠오르는 귀한 손님들인 2030세대를 붙잡기 위해 젊은 고가 브랜드 유치 경쟁에 돌입했다. 그 동안 명품관에 입점시키지 않던 새로운 브랜드들에게 파격적으로 단독 매장을 만들어주는가 하면 아예 한 층 전체를 젊은 고가 브랜드 위주로 꾸미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젊은 고가 브랜드의 인기를 감안해 23일 본점 에비뉴엘에 스위스 고가 의류브랜드 필립 플레인 매장을, 앞서 11일에는 부산 센텀시티점에 국내 처음으로 스페인브랜드 CH 캐롤리나 헤레라 매장을 열었다. 필립 플레인은 장근석, 김현중, 보아 등 스타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로 대표 상품인 파파라치코트는 500만원대, 갖가지 장식이 더해진 라이더 재킷은 900만원대다.
신세계백화점은 아예 9월 본점의 두 개 층을 젊은 명품 브랜드 중심으로 꾸미고 '4N5'라는 별도 이름까지 지었다. 이 곳에는 프랑스의 '소니아 바이 소니아리키엘', '이로'등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입점 시켰다. 지난 11월말 기준으로 4N5의 매출은 젊은 고가 브랜드 전용 공간을 꾸미기 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나 늘었다. 백화점 관계자는 특히 "4N5를 찾은 20~30대 젊은 고객층의 매출이 지난 해보다 23% 늘어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고 말했다.
패션업체인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젊은 고객 공략을 위해 올 하반기 스웨덴의'아크네 스튜디오'와 미국의 '프로엔자 스쿨러'를 들여왔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로고나 무늬만 봐도 한눈에 명품임을 알 수 있는 잘 알려진 브랜드의 매출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20~30대 패션 마니아들 사이에서만 알아보는 새로운 고가 브랜드들에 대한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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