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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기지 현내 이전… 오키나와가 아베 들러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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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기지 현내 이전… 오키나와가 아베 들러리냐"

입력
2013.12.27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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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키나와현이 27일 후텐마 미 공군기지를 현 북부로 이전하는 방안을 최종 승인했다. 후텐마 공군기지의 현외 이전을 요구하던 주민들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미일동맹을 위한 야합에 들러리가 됐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나카이마 히로카즈(仲井眞弘多) 지사는 이날 오키나와 본섬 중남부 기노완시에 있는 후텐마 기지를 북부 나고시 헤노코 앞바다를 매립한 곳에 설립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신청을 수용키로 했다고 밝히며 "정부가 발표한 오키나와 진흥대책에 현이 요구한 내용들이 포함돼있다"며 "아베 내각의 오키나와에 대한 배려가 과거 어느 내각보다 강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주택가 한가운데에 들어서있는 후텐마 기지는 크고 작은 사고가 자주 발생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비행장이라는 오명을 지니고 있다. 기지 이전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점차 커졌고, 2006년 미국과 일본은 2014년까지 헤노코 연안으로 옮기는 것에 합의했다. 하지만 2009년 집권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는 후텐마 기지를 아예 오키나와 밖으로 이전하는 것을 추진했고, 주민들도 더 이상 오키나와에 미군 기지를 건설할 수 없다며 현외 이전을 요구했다. 나카이마 지사도 2010년 후텐마 기지를 현내로 이전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나카이마 지사는 25일 아베 총리와 총리관저에서 만난 뒤 돌연 입장을 변경, 헤노코 이전을 승인했다. 나카이마 지사가 요구한 미군기지 내 환경오염 직접조사에 필요한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후텐마 기지 5년내 운용정지 및 조기반환, 미군 수송기 오스프리 훈련 일부 현외 이전 등을 아베 총리가 대부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 이유다. 아베 총리는 이에 대한 보답으로 3,000억엔대의 예산 지원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카이마 지사의 갑작스런 입장 변경에 지역 의원과 주민 2,000여명은 27일 오키나와 현청 앞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일부 주민들은 태평양 전쟁으로 오키나와 주민들의 희생이 컸음을 상기하며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에서 A급 전범을 참배한 것도 모자라 주민들의 염원인 기지 현외 이전기대마저 저버렸다"며 분개했다.

교도통신은 "내년 1월 나고 시장 선거에서 헤노코 이전을 반대해온 이나미네 스스무(稻嶺進) 현직 시장이 당선되면 반대 움직임이 더욱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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