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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파트 방사선 독살설 국제논쟁으로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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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파트 방사선 독살설 국제논쟁으로 비화

입력
2013.12.2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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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사망 원인을 둘러싼 공방이 국제 논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스위스 전문가들이 아라파트의 방사성 물질 독살 의혹에 무게를 싣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데 대해 프랑스와 러시아 연구팀이 반대 입장을 밝히자 스위스 연구팀이 이를 재반박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프랑수아 보슈 스위스 로잔 방사능물리학연구소장은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아라파트가 (방사성 물질에 독살된 것이 아니라) 자연사한 것이란 러시아 연방 의생물학청의 발표는 정치적 동기에 따른 왜곡된 결론”이라며 “러시아 전문가들은 어떤 증거 자료나 과학적 성격의 논증도 없는 발표를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우이바 러시아 의생물학청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라파트의 사망 원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방사선 중독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며 “방사성 물질의 영향이 아닌 자연사”라고 밝혔다.

아라파트 독살설은 지난해 7월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고인의 옷에서 폴로늄-210의 흔적이 발견됐다고 보도하면서 촉발됐다. 이 옷은 아라파트 사망 당시 프랑스 파리의 군 병원이 그의 부인 수하 여사에게 건넨 것이다. 수하 여사는 남편 사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를 요청했으며, 지난해 11월 프랑스와 스위스, 러시아, 팔레스타인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팀이 아라파트 시신의 뼈와 옷에서 표본을 채취해 조사에 들어갔다.

스위스 로잔의 보두아대병원 법의학센터는 지난달 초 아라파트의 유해에서 평균치의 18배에 이르는 다량의 폴로늄-210이 검출됐다고 밝혀 독살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자 프랑스 법무부가 위임한 연구소는 이달 초 아라파트가 폴로늄-210에 중독된 것이 아니라 감염에 이은 노환으로 숨졌다며 자연사 결론을 내렸고, 러시아 연구팀도 자연사 결론에 가세하며 엇갈린 주장을 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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