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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안녕하지 못한 세상 보듬을 영웅들의 이야기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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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안녕하지 못한 세상 보듬을 영웅들의 이야기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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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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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수준 높게 통찰하는 능력을 갖춘 리더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해마다 연말에 집중되어 출간되는 트렌드 관련서를 즐기면서 2014년을 관통할 주요 트렌드를 찾아낸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관련 서적의 출간이 저조했다. 그 중에 (최윤식 지음ㆍ지식노마드 발행) (김난도 등ㆍ미래의창) (김용섭ㆍ부키) (커넥팅랩 엮음ㆍ미래의창) (머니투데이 특별취재팀 엮음ㆍ비즈니스북스) (전영수ㆍ중앙books) (KOTRA 엮음ㆍ알키) (한상복 등ㆍ위즈덤하우스) 등을 읽고서 '저출산 고령화' '40대의 작은 사치' '제2의 IMF' '대세는 모바일' '추억의 반추' 등 다섯 개의 핵심 키워드를 추출했다.

저출산 고령화

한국은 2001년 이후 10년째 초저출산 기준인 1.3명을 밑돈다. 한 나라의 인구가 현상 유지되는 기준인 대체출산율 2.1명에 턱없이 모자라는 수치다.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한국은 2018년에 인구의 14%가 65세 이상인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2026년은 총인구의 20%가 고령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지금은 부모, 조부모, 외조부모 등 6명이 아이 하나를 키우는 셈이지만 이대로 20~30년이 지나면 아이 한 명이 거꾸로 그 6명을 부양해야 하는 시대가 온다. 이미 65세 이상 노인의 40%가 연금을 받지 못할 정도로 노인 빈곤율이 심각하다.

'이케아 세대'(디자인은 좋지만 내구성이 약해 이사할 때 버려도 그만인 이케아 가구를 구입하고 있는 35세 전후의 사람들)는 앞날이 불투명해 결혼도 힘들고 아이 낳을 용기도 없다. 그들은 취업-연애-결혼-출산-양육이라는 정규 코스를 거부하고 그저 "지금 이 순간 잘 사는 것"을 선택했다. 그들이 기성사회에 퍼부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복수는 '결혼 포기'다.

인구경제학 전문가인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교수는 "한국은 저출산으로 지구상에서 사라질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비극적인 사태를 막으려면 고용 안정을 통해 일과 가정이 양립되는 사회, 젊은이들이 맘껏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도 낳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용은 비용'이라는 금전 부담에 대한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40대의 '작은 사치'

1990년대 한국 사회에 젊은 에너지를 불어넣었던 주역(1966~1974년생)들이 마흔 줄에 들어섰다. 민주화와 경제적 호황의 혜택을 받으며 성장하고 IT 기술과 디지털 문화 인프라의 격변기를 거친 40대는 한국 사회에서 누구보다 변화에 잘 적응해왔다. 그들이 아파트 하나는 겨우 마련한 것 같지만 실상은 '하우스푸어'의 늪에 빠져 있다.

양극화의 사회적 구조가 고착화하면서 계층의 상하 이동은 물론 재정적 장애물을 넘는 것조차 힘들어지자 40대는 '사회적 성공'이나 '거창한 꿈'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소소한 일상'에서 즐거움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기 시작했다. 강하고 책임감 있고 능력 있는 남성이나 가장이라는 삶의 무게를 내려놓기 시작했다. 그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거대한 포부와 보상이 아니라 일상에서 실현 가능한 '작은 행복'이다.

이들은 어른이자 아버지(Daddy)면서 동시에 아이(Kid)와 비슷한 감수성을 갖고 있기에 '어른아이'(Kiddie)로 불린다. 소녀시대와 아이유의 음원을 다운로드하고 수지에 열광하는 '삼촌팬'이 되기도 한다. 딱지치기와 구슬치기 등 아날로그적 놀이문화에도 익숙하지만 디지털 게임의 시초 격인 오락실 게임과 PC 게임을 시작한 원조 세대라 '놀 줄 아는' 세대이다. 워커홀릭에서 취미에 열정적인 호비홀릭(hobby-holic)으로 변신하고 있는 40대는 아웃도어, 명품시계, 패션 잡지, 스키니한 패션, 몸매 다이어트, 탱고, 록페스티벌의 주 소비자가 되었다. 작은 것에서나마 '사소한 사치'를 즐기고 있기에 40대는 한국을 먹여 살리는 소비시장의 주역이다. 가요, 영화, 뮤지컬, 출판에서도 40대의 소비 파워가 커지고 있다.

제2의 IMF

일본의 문예춘추가 발행한 에서 한국을 다룬 논점 둘 중 하나가 " '제2의 IMF 위기가 온다!'며 불안해하는 한국 경제의 현실"이다. 이 글을 쓴 논픽션 작가 간노 도모코는 "한국 국민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나 청년층의 취업률 하락 등의 문제로 비관적 분위기 속에 금년 가을 각종 조사에서 '전망이 밝지 않다'고 밝힌 기업이 90%로 조사되었고(대한상공회의소 조사) '일본형 장기 불황의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는 경제 전문가가 74%나 되었다(국제경제인연합회). 실제로 '제2의 IMF 위기가 온다'고 말하는 기업가도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2013~2015년에 글로벌 경제 침체가 다시 올 것으로 예상했다. 2013년은 다행히 비켜갔지만 2014년에 위기가 올 수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이 30대 그룹 총 순이익의 80%를 차지하는 부의 불균형, 부동산 거품 붕괴의 우려, 수출의 대외 의존 심화,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와 부채 한도 증액, 유럽의 부채 위기 지속, 중국과 아시아의 경착륙 위험성 등은 우리 경제를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뜨릴 소지가 충분하다.

대세는 모바일

jTBC의 손석희 앵커는 뉴스를 시작하면서 '다음'과 '네이버'로 시청하는 시청자에게 꼭 인사를 한다. 문화콘텐츠의 최대 강자인 TV마저 웹과 모바일 플랫폼과 결합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다.

"텔레비전을 보면서 모바일폰을 이용하는 일은 다반사다. 텔레비전을 보면서 밑 화면에서 구글링 하는 일도 흔한 모습이다. 라디오를 듣던 시간은 팟캐스팅으로 대체되는 추세다. 라디오는 곧 팟캐스팅이라는 등식이 통할 날도 그리 멀어 보이지 않는다. 웹을 이용한 신문 읽기가 일상화한 지는 꽤 오래 전이다. 전자책은 호들갑에 비하면 더딘 편이긴 하지만 어김없이 다가오는 가까운 미래다." 원용진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일상 속 미디어 이용에서의 웹과 모바일 플랫폼의 위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모바일 플랫폼은 대세가 되었다. 달리 말하면 모든 비즈니스가 모바일로 통하는 세상이 되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한다. "플랫폼 일상이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이를 어떻게 창조적으로 구성하고, 사회에 선한 존재로 만들 것인가를 고민함"(원용진)이 옳을 것이다.

추억의 반추

지금 한국의 모든 세대는 불안하다. 1차 베이비붐 세대(50대)는 세상에서 밀려나기 시작했고, 2차 베이비붐 세대(40대)는 '하우스푸어'로 전락했다.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쌓았다는 '이케아 세대'(30대)가 갖는 좌절감은 너무 깊다. '88만원 세대'(20대)는 세상에 나서는 것 자체를 두려워한다. 최고의 스펙을 쌓았던 윗세대 선배들이 '대졸 백수'로 전락하는 것을 목격한 청소년들은 시작도 해보지 않은 채 절망하는 바람에 교실이 붕괴되어 '교육 불가능의 시대'가 되었다. 전 세대가 총체적 위기에 빠져 있다.

2012년 말부터 대중은 비루한 삶의 원인을 깨우쳐주는 소설이나 고전, 소프트 인문학 서적을 탐닉했다. 이것은 소통하고자 하는 욕망이었다. 출범 1년을 넘긴 박근혜 정부는 벌써 '경제 민주화'나 각종 복지 공약을 포기해버렸다. 심지어 노동자를 적대시하는 행정마저 남발하고 있다.

'불통 정권'에 환멸감을 느낀 개인은 최소한의 자존심 회복에 나설 것이다. 위기가 깊어질수록 인간은 타자의 도움 없이 혼자 일어서고자 하는 욕망을 표출하는 법이다. 순수와 열정이 가득했던 시절을 되돌아보며 오늘의 '나'라는 존재가 갖는 진정한 의미를 반추하는 가운데 최소한의 자긍심을 찾아가고자 하는 욕망이 폭발할 것이다. 승자 독식 사회를 이겨낼 수 있는 지혜, 새로운 리더십을 갖춘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진정한 '영웅'의 삶을 다룬 평전, 영혼을 적시는 임팩트가 강한 이야기, 시공을 뛰어넘는 로맨스 판타지 등의 인기가 상승할 것이다. 이미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열풍과 영화 '변호인'의 폭발적인 인기에서 그런 흐름은 충분히 감지되고 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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