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사상 최고의 포스팅 전쟁이 시작됐다.
극적으로 미국 진출 길이 열린 현존 아시아 최고투수 다나카 마사히로(25ㆍ라쿠텐)를 두고 빅 리그의 뜨거운 구애가 시작됐다. 지난 25일 소속팀인 라쿠텐의 허락이 떨어진 직후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의 에이전트인 케이시 클로즈와 계약한 다나카는 26일 공식적으로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이 됐다. 내년 1월25일 오전 7시까지 계약을 완료해야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 미일 협정에 따라 포스팅 금액은 최대 2,000만달러(약 211원)로 제한됐지만 경쟁은 그래서 더 뜨거울 전망이다. 복수의 영입 후보가 물망에 드러나면서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될지 모를 한국인 빅리거에 미칠 '다나카발 나비효과'에 국내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언론은 류현진(26ㆍLA 다저스)의 소속팀인 LA 다저스와 추신수(31ㆍ텍사스)에게 거액을 안긴 텍사스 레인저스가 포스팅에 참여할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만약 두 팀 가운데 다나카를 영입한다면 선발투수로 입지를 굳힌 류현진과 톱타자 해결사로 자리를 옮긴 추신수에 미칠 영향은 거의 액면 그대로다. 미국의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26일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 류현진, 댄 하렌까지 선발진이 거의 정비돼 있지만 다나카가 그레인키와 류현진 사이에 들어간다면 더욱더 완벽한 선발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고액 연봉 선수들을 잇따라 영입한 다저스가 다나카를 영입할 확률은 높지 않지만 만에 하나라도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을 경우 류현진의 위상은 격하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한번 더 생각해 보면 류현진이 4, 5선발로 밀려날 경우 오히려 개인 성적에는 유리할 수도 있다. 상대 선발과 비슷한 로테이션으로 만나는 야구의 특성상 류현진도 상대 1~3선발을 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최고의 루키 시즌을 보낸 류현진과 한국팬들에겐 자존심이 걸린 문제일 뿐이다.
반면 야수인 추신수에게는 천군만마와 같다. 텍사스 역시 1억3,000만달러를 투자한 추신수 영입 등으로 재정을 '올인'한 상태라 다나카 영입전에 뛰어들 공산이 크지 않지만 현지 언론은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텍사스가 다나카를 영입하면 기존의 다르빗슈 유와 함께 일본인 원투펀치를 이룬다는 점도 이색적이다. 추신수를 포함해 '대 아시아 마케팅'에도 획기적인 멤버 구성이다.
마지막으로 '예비 메이저리거' 윤석민(27ㆍ전 KIA)도 다나카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 보고 있다.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에서 세계신기록(28연승)을 세우며 24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1.27을 남긴 다나카는 메이저리그 어느 팀에 가도 3선발 이내에 들 것이 확실하다. 반면 장기전으로 흐르고 있는 윤석민은 4, 5선발 또는 불펜요원으로 분류된다. 객관적으로 다나카와 윤석민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지만 다나카를 놓친 팀이 차선으로 윤석민에게 관심을 보일 여지는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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