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6일 아베 신조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관련, 마오쩌둥(毛澤東)의 말을 인용해 “최후의 승리는 중국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류옌둥(劉延東) 중국 부총리는 이날로 예정됐던 중일우호의원연맹 관계자들과의 접견을 취소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기테라 마사토(木寺昌人) 주중일본대사를 불러 “역사의 정의와 인류의 양식에 공공연히 도전하는 행위”라며 “중국과 아시아 전쟁 피해국 국민의 감정을 거칠게 짓밟은 데 대해 분개하며 엄중 규탄한다”고 항의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 기념일인 이날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마오 동지가 1938년 중국 인민들이 항일 전쟁을 할 때 ‘지구전론(論持久戰)’이라는 책에서 ‘중국은 대국이고 진보적이며 도와주는 이가 많아 최후의 승리는 중국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힌 사실이 떠오른다”고 답했다.
친 대변인은 아베 총리가 자신의 참배는 전쟁 희생자를 애도한 것으로 그들의 기초 위해 일본의 평화와 번영이 있었다고 말한 데 대해 “이는 양봉음위(陽奉陰違ㆍ겉으로만 따르고 속으로는 따르지 않는 것), 흑백전도, 혼효시청(混淆視聽ㆍ이목을 현혹시켜 진위를 분간할 수 없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진심으로 아시아 국가들과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면 야스쿠니가 아닌 (중국의) 난징(南京)대학살기념관을 가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겅옌성(耿雁生)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인민해방군은 국가 주권의 안전을 수호할 수 있는 결연한 조치들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주일중국대사도 이날 일본 외무성의 책임자를 만나 엄정하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망(中國網)은 “아베 총리가 중국 인민에게는 특별한 날에 귀신들에게 참배했다”며 “중일 관계의 악화는 피하기 힘든 일”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인터넷과 웨이보엔 “일본 제품을 사는 것은 매국행위”라며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하자는 주장에 제기돼 찬성 댓글이 반대보다 3배 이상 많이 나오는 등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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