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군 안내면 주민들은 연말이면 신생아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순금으로 된 출생축하 반지를 끼워준다. 어린아이 울음 소리가 사라지는 게 안타까워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 시작한 일이 9년째 이어지고 있다.
한 때 8,000명을 웃돌 던 안내면 인구는 급격한 이농 현상으로 2,000명까지 급감했다. 아동 수가 줄면서 지역의 유일한 초등학교마저 폐교될 위기에 놓였다.
보다 못한 주민들은 2005년 주민자치위원을 중심으로 '안사천사모(안내면을 사랑하는 천사들의 모임)'를 결성, 신생아에게 전달할 금반지 값을 모으기 시작했다. 모금액은 한 생명의 출생을 함께 축복하자는 의미로 월 1,004원으로 정했다.
뜻을 함께하는 주민이 늘면서 처음 70명으로 시작한 기부자가 현재 140명으로 두 배 늘었다.
지난해까지 이들이 반지를 선물한 아이는 모두 48명. 첫해 수령자는 벌써 초등학교 2학년이 됐다.
올해는 권효주, 송준형, 이상원, 이종찬, 한지은 등 5명이 각각 순금반지 1돈쭝(3.75g)을 받는다. 이종찬군의 아버지 이성기(45)씨는 "늦게 아이를 보아 기쁜데 축하 반지까지 주신다니 더욱 기쁘다"며 "앞으로 안사천사모에 가입해 기부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금반지 전달식은 30일 오전 10시 30분 안내면사무소 대회의실에서 안내주민자치위원회 주관으로 열린다.
한영수 주민자치위원장은 "큰 선물은 아니지만 귀중한 생명의 탄생을 온 주민이 함께 축하해주자는 취지"라며 "출산율을 높이고 인구를 늘리는 데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