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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진 별] '화합의 상징' 넬슨 만델라, '영원한 청년 작가' 최인호… 굿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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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진 별] '화합의 상징' 넬슨 만델라, '영원한 청년 작가' 최인호… 굿바이

입력
2013.12.26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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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웠던 정국만큼 다사다난했던 2013년 계사년에도 큰 별들이 역사 속으로 스러졌다. 한 평생을 치열하게 보낸 뒤 떨어진 큰 별들은 우리에게 긴 여운을 남기고 있다.

'영원한 청년 작가' 최인호씨가 9월 25일 침샘암으로 5년간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마침 올해가 등단 50주년이어서 우리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고인은 서울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196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벽구멍으로'가 당선작없는 가작으로 입선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 , 깊고 푸른 밤>,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큰 사랑을 받았다. 1987년 가톨릭에 귀의해 과 , , 등 역사와 종교를 소재로 삼은 작품을 집중적으로 내놨다. 2008년 침샘암 발병이라는 시련 속에서도 꾸준히 작품을 집필해 2011년에는 소설 를 펴냈다.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등으로 국내 드라마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김종학 PD가 7월 23일 한 평 남짓한 고시텔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감각적인 연출력이 돋보인 대작 드라마로 짙은 감동을 안겨준 인물이기에 그 죽음조차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한강의 기적'을 만든 주역인 남덕우 전 국무총리도 5월 18일 타계했다. '산업화 시대'로 일컬어지는 1970년대에 재무장관과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 등을 지낸 남 전 총리는 우리나라 고도 성장을 이끈 인물로, '역대 최고의 경제 사령탑'으로 꼽히고 있다. 퇴임 후 한국무역협회장도 맡아 무역입국의 초석을 다지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많은 별이 속절없이 떨어졌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지난 5일 '자유를 향한 긴 여정'을 마감하자 전 세계 정상들은 깊은 애도를 표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남아공 백인 정권의 아파르트헤이트(흑백차별)정책에 맞서 투쟁하다 27년간 옥고를 치렀다. 그의 인종차별 철폐와 민주주의 정착의 노력은 1993년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인정을 받았다. 이듬해에는 남아공 최초의 민주선거로 첫 흑인대통령이 된 뒤 '진실화해위원회'를 통한 과거사 청산 과정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모두 보듬는 화합의 지도력을 발휘했다.

남미 좌파의 대부인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3월 5일 암으로 사망했다. 1999년 44살의 나이로 베네수엘라 최연소 대통령 자리에 올라 14년 동안 집권했다. 집권 동안 석유산업을 국유화한 뒤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넉넉해진 재정을 바탕으로 그는 포퓰리즘 정책을 통해 집권 초기 50%가 넘던 실업률을 2011년 32%까지 끌어내렸다. 그는 국제정치 무대에서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맞섰고, 유엔 총회 연설에서 조지 부지 전 미국 대통령을 '악마'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4월 8일 87세로 생을 마감했다. 1979~1990년 11년간 총리로 재임하면서 민영화와 사회복지 지출 삭감 등 과감한 신자유주의 개혁을 단행했다. 장기 불황에 빠진 영국경제를 강력한 지도력으로 회생시켰다는 평가도 받지만, 노동조합을 탄압했고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는 비판도 받는다.

'20세기 최고의 명장'으로 불리는 베트남 독립 영웅 보응우옌잡 장군이 10월 4일 102세 일기로 별세했다. 그는 프랑스의 베트남 식민 지배를 끝내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됐던 1954년 디엔비엔푸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베트남전 당시에도 세계 최강 전력을 갖춘 미국과 싸워 이겼고, 1979년 중국 침략도 막아냈다. '적이 원하는 시간, 적이 좋아하는 장소, 적이 생각하는 방법으로 싸우지 않는다'는 '3불 전략'은 병법뿐만 아니라 경영학에서 자주 인용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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