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레프트 곽승석(25)은 항상 묵묵히 뒤에서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한다. '살림꾼' 곽승석이 잠시 주춤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재비상을 이끈다.
곽승석은 25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디펜딩 챔피언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3-0 완승을 이끌었다. 프로 출범 이후 팀 최다인 5연패의 사슬을 끊어내고 무려 1년9개월 만에 삼성화재를 상대로 거둔 값진 승리였다. 곽승석은 이날 11득점(공격성공률 52.94%)을 뽑아냈고 리시브는 팀에서 가장 많은 35차례를 기록했다. 그 중에서 22개를 정확하게 2단 연결로 배달, 성공률은 62.85%를 나타냈다.
특히 곽승석은 경기 전날 조부상을 당했음에도 경기에 나서는 투지를 선보이며 승리를 견인했다.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은 삼성화재전 승리 이후 "후위에서 더욱 집중력이 돋보였던 것 같다"며 "장례식장 가는 것마저 마다하고 경기에 임해준 승석이에게 특히 고마움을 건네고 싶다"고 말했다.
곽승석은 석진욱(은퇴ㆍ러시앤캐시 코치)의 대를 잇는 수비형 레프트로 꼽힌다. 주 공격수 신영수(31)와 마이클 산체스(27)의 뒤를 받치며 안정된 서브 리시브와 무수한 디그로 팀의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한다. 또 중요할 때마다 시간차나 퀵오픈 공격 등으로 공격에 힘을 보태기도 한다. 올 시즌 주전 세터였던 한선수(28)가 군입대로 빠지면서 새롭게 백광언(25)이 '야전 사령관 역할'을 하고 있는 대한항공으로서는 곽승석이 얼마나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는 지가 더욱 중요해졌다.
2010~11시즌 1라운드 4순위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곽승석은 지난 2011~12시즌 리시브, 수비 1위를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고전하면서도 리시브 1위를 놓치지 않았던 곽승석은 26일 현재 올 시즌 리시브 1위(세트당 평균 6.902개), 수비 1위(8.647개), 디그 7위(1.745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 4위(6승7패ㆍ승점 19)에 머물러 있는 대한항공이 다시 높게 날아오르기 위해선 곽승석의 꾸준한 활약이 필수적이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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