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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정부, 무슬림형제단 ‘테러조직’ 선포…85년 역사 최대 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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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정부, 무슬림형제단 ‘테러조직’ 선포…85년 역사 최대 시련

입력
2013.12.2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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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군부의 지원을 받는 과도정부가 최대 이슬람 조직인 무슬림형제단을 ‘테러조직’으로 공식 선포했다. 무슬림형제단이 군부에 의해 쫓겨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데다 최근엔 폭탄테러까지 벌이는 등 반정부 시위가 도를 넘어섰다는 판단에서다.

25일(현지시각) AFP통신과 워싱턴타임스 등에 따르면 호삼 에이사 제3부총리 겸 고등교육장관은 이날 장시간 내각 회의 후 정부성명을 통해 “정부가 무슬림형제단과 관련 조직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테러조직 선포는 전날 나일 델타 다카리야주 주도 만수라에 있는 경찰본부 청사를 노린 폭탄공격으로 16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한 데 따른 조치다. 에이사 제3부총리는 “이집트 전역이 무슬림형제단이 저지른 끔찍한 범죄행위로 떨고 있다”면서 “테러조직 선포는 무슬림형제단에 속하거나 자금을 대고 그 활동을 조장하는 사람을 처벌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슬림형제단은 만수라 경찰청사 테러는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동북부 시나이반도에 근거지를 둔 알카에다 연계 무장단체가 이날 경찰청사 테러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무슬림형제단 정치기구인 자유정의당의 이브라힘 엘사예드는 AP통신에 “우리는 정부의 계속되는 억압 속에서도 존재해 왔다”며 “이번 조치가 우리의 행동과 신념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나 이집트 과도정부는 무슬림형제단이 ‘눈엣가시’였던 만큼, 이 같은 주장에 상관없이 시위를 포함해 모든 활동을 금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1928년 이슬람 학자인 하산 알반나가 창설한 이래 85년간 이슬람주의를 표방하는 운동을 펼쳐온 무슬림형제단은 이번 테러조직 낙인으로 최대 시련을 맞게 됐다. 앞서 무슬림형제단은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혁명 뒤 지난해 첫 자유선거로 치러진 대선에서 무르시가 대통령에 선출되면서 정치전면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경제운용 실패와 민주주의 열망을 배신했다는 이유로 지난 7월 무르시 전 대통령이 군부에 의해 축출되면서 과도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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