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우리는 마오쩌둥(毛澤東) 사상의 기치를 높이 들고 영원히 전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역사의 좌절을 한 사람의 책임으로 돌릴 순 없으며 오늘의 눈으로 과거를 재단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수천만명의 희생자를 낸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의 과오에도 불구하고 마오쩌둥 사상을 결코 버리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시 주석은 26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 기념 좌담회에서 "마오쩌둥 동지 등 이전 세대의 혁명가들은 근대 이후 중국의 역사 발전 과정에서 중국 인민을 외적의 침략에서 막고 계급의 억압에서 해방시킨 위대한 인물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과정에서 마르크스ㆍ레닌주의를 기본 원리로 해 중국의 상황에 맞는 지도 사상으로 만든 것이 마오쩌둥 사상"이라며 "역사적 인물은 그 시대와 사회의 역사적 조건 아래에서 분석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어떤 풍파와 곡절이 발생하고 어떤 고난과 곤란이 일어났다 하더라도 이는 모두 인민이 쓴 역사"라면서 "실사구시, 군중노선, 독립자주의를 기본으로 하는 마오쩌둥 사상의 살아있는 영혼을 잘 견지하고 운용, 중국특색사회주의를 진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시 주석은 "'우리가 결코 이자성(李自成)이 돼선 안 된다'던 마오쩌둥 동지의 가르침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농민운동 지도자인 이자성은 1644년 베이징을 점령하는데 성공했으나 이후 농민군이 부패하며 한달여만에 다시 베이징에서 쫓겨났다. 마오쩌둥은 이자성의 예를 들어 정풍운동과 부패 척결 운동을 벌였다.
시 주석을 포함,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은 이날 오전 9시 톈안먼(天安門)광장 남쪽의 마오주석기념당을 찾아 영구보존 처리된 마오쩌둥의 시신에 참배했다. 마오주석기념당에는 이날 평소보다 많은 참배객이 1시간 이상 길게 줄 서 입장했다.
마오쩌둥의 고향인 후난(湖南)성 샤오산(韶山)을 비롯, 혁명 성지인 허베이(河北)성 핑산(平山)현 시바이포(西栢坡), 산시(陝西)성 옌안(延安), 장시(江西)성 등에서도 지방정부 차원의 좌담회 및 추모제가 진행됐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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