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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2월 27일] 주변국에 절망감 안긴 일본총리 야스쿠니 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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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2월 27일] 주변국에 절망감 안긴 일본총리 야스쿠니 참배

입력
2013.12.2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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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일본 총리가 한국 중국 등 일제 침략 피해국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범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어제 전격 참배했다. 일본 현직 총리가 신사를 참배한 것은 2006년 고이즈미 총리 이후 7년 만이다. 1기 내각 때(2006년 9월~2007년 9월) 야스쿠니를 참배하지 못한 것을 "통한"이라고 했던 아베 총리는 최악으로 치닫는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감안해 올 4월과 10월 야스쿠니 춘ㆍ추계 예대제 때는 공물 봉납으로 대신했다. 2기 내각 출범 1년이었던 어제를 택해 참배를 강행한 것은 보수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참배 후 "중국, 한국민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다"면서 "직접 설명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해 정상회담을 다시 거론했다.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를 참배한 뒤 이런 발언을 하는 아베 총리의 인식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역사문제에 대한 시각 차는 그만두더라도 주변국들에 대한 일말의 배려도 찾아볼 수 없는 행동에 절망감까지 느낀다. 가뜩이나 남수단의 한빛부대 실탄 지원 문제가 한일 간 외교문제로 비화하면서 양국 감정이 날카롭게 꼬여 있는 상황이다.

야스쿠니 참배가 군사팽창을 추구하는 일본 안보이익에 득이 될 지도 지극히 회의적이다. 지난 10월 도쿄에서 열린 미국과 일본의 안보회담 중에 미국의 케리 국무장관과 헤이글 국방장관이 야스쿠니가 아닌 비종교 추도시설인 지도리가후치 전몰자 묘원에 헌화했던 의미를 무시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일본 주재 미국대사관은 "일본이 이웃국가들과의 긴장을 악화시키는 조치를 취해 실망했다"는 성명을 냈다.

내년 초 차관급 전략대화를 열어 양국 관계회복을 모색하려던 우리의 입장이 다시 어려워졌다. 그 동안 외교부 대변인 명의로 대응해왔던 우리 정부는 처음으로 정부대변인 성명을 통해 "야스쿠니 신사는 용서받을 수 없는 전쟁범죄자들을 합사하고 있는 반역사적 시설물"이라며 "한일관계는 물론 동북아의 안정과 협력을 근본부터 훼손시키는 시대착오적 행위"라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일본 극우 정권의 폭주를 어찌해야 할 지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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