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변에서 △로 붙였을 때 흑이 1로 받는 게 가장 알기 쉽지만 일단 실리손해인데다 4, 6으로 빠져 나가면 나중에 백A로 집 모양을 없애는 뒷맛이 남아서 왼쪽 흑돌의 사활이 은근히 신경 쓰인다. 그래서 실전에서는 김승재가 1로 젖혀서 흑 한 점을 잡았다. 대신 백도 4, 6을 둘 수 있어서 두텁게 안정했으니 별 불만이 없다.
다음에 흑이 우변 10으로 벌리면 무난한데 김승재가 그 정도로는 미흡하다고 생각했는지 7, 9로 약간 욕심을 냈다. 한데 결과적으로 이 수가 좋지 않았다. 그냥 점잖게 1, 3으로 물러선 다음 A와 B를 맞보기로 하는 게 더 나았다.
이세돌이 반대쪽을 10으로 늘어둔 게 의외로 강력한 반발이다. 실전에서는 11부터 19까지 흑이 우변에서 약간의 실리를 챙겼지만 대신 백의 철벽이 생겨서 중앙 흑돌 전체가 갑자기 엷어졌다. 게다가 우상귀 백 두 점도 아직 확실히 잡혀 있는 상태가 아니다. 뭔가 흑이 걸린 느낌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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