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타자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7개 구단이 계약을 마쳤고, LG와 삼성은 아직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을 뿐 막바지 조율 중이다. 각 구단들은 외국인 타자 영입에 많은 공을 들였다. 아낌 없는 투자를 한 만큼 주전 한 자리를 보장해 타선 강화를 꾀한다. 당장 외국인 타자가 들어서면서 기존 국내 선수들은 자신의 자리를 내줘야 할 처지다.
▲지명타자, 1루수 직격탄
외국인 타자 선발은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공수주 3박자를 겸비한 타자를 찾기 힘들다. 그 정도 선수라면 메이저리그를 바라보고 있거나 몸 담고 있다. 이만수 SK 감독은 “원하는 포지션의 타자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며 “기본적으로 잘 치는 타자가 필요하다. 수비는 그 다음 문제”라고 설명했다.
수비보다 방망이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지명타자와 1루수로 나서는 국내 선수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롯데와 KIA, 두산이 대표적인 경우다. 롯데 루이스 히메네스, KIA 브렛 필, 두산 호르헤 칸투의 주 포지션은 1루다. 박종윤(롯데)은 안 그래도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한 최준석의 가세로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히메네스까지 합류해 입지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올 시즌 주춤한 최희섭(KIA) 역시 위기에 놓였고, 올해 가능성을 보인 오재일(두산)은 다시 한번 생존 경쟁을 펼쳐야 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똥
NC는 주로 외야수로 뛴 에릭 테임즈와 계약했다. 이미 NC는 이종욱-나성범-김종호로 이어지는 탄탄한 외야진을 꾸렸기 때문에 테임즈와 협상 당시 1루 수비 가능 여부를 묻고 ‘가능하다’는 대답이 들어오자 도장을 찍었다. 그렇다면 올 시즌 1루수로 뛰었던 조영훈의 입지가 줄어든다. 아직 포지션을 확정한 단계가 아니라서 기존 외야수들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외국인 타자 가운데 가장 이름값이 높은 SK 루크 스캇의 포지션도 미정이다. 메이저리그에서 9시즌 동안 외야수로 388경기를 뛰었다. 2011년 어깨 수술 이후에는 주로 지명타자로 나섰다. 이 감독은 “외야수와 1루수, 지명타자로 생각 중”이라며 “스프링캠프에서 몸 상태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김상현, 이재원, 한동민, 안치용 등의 입지가 불안하다.
한화 펠릭스 피에와 넥센 비니 로티노는 외야수 자원이다. 한화는 FA 이용규까지 합류해 외야 한 자리를 놓고 정현석, 고동진, 추승우, 김경언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넥센 역시 이택근을 제외한 모든 외야 선수들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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