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는 저서 ‘이기적 유전자’를 통해 인간이 가진 이기주의와 이타주의를 유전학적 관점에서 설명한 바 있다. 적자생존과 자연선택이라는 기존의 이론을 바탕으로 인간이 가진 이기주의를 유전적 원인에서 탐색한 시도였다.
하지만 이기주의와 이타주의에 대한 이러한 관점과 다른 시각에서 인간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바라보고자 하는 시도도 있다. 철학과 의학, 사회학 등 다양한 관점을 바탕으로 저술된 ‘우리 안의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책과 나무)’가 바로 그런 책이다.
저자 배민은 사상과 논리가 충돌하고 진보와 보수의 전쟁이 쉼 없이 일어나는 현재의 많은 상황을 인간이 스스로를 바라보는 오해와 관련시켜서 풀어낸다. 책을 통해 저자는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현상의 핵심에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와 같은 문화적, 심리적 차이가 깊이 파고들어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우리의 사회적 상호작용의 바탕에는 전략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개인의 성향과 관련시켜 성향적 전략으로 개념화하여 설명한다.
‘우리 안의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진다. 앞부분에선 의학적, 뇌과학적 내용의 철학적 구조화와 함께 우리가 사물을 인지하고 감정을 느끼는 방식에 대한 인식론적 탐색이 이뤄진다. 다소 난해할 수도 있지만 이 고비를 넘기면 작가의 위트가 느껴지는 새로운 글쓰기가 나타난다.
가상의 인물들을 통한 가상의 실험방법으로 독자의 흥미를 자극한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생물학적 시장이라는 신선한 개념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경제와 교육 등 우리 사회의 문제에 대한 저자의 독특한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책의 마지막 부분은 역사학적 논리전개를 따라 흘러간다.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등 정치와 경제를 넘나들며 내용이 이어진다. 책을 다 읽고 나면 하나의 주제를 향하여 의학과 철학, 인문학을 넘나드는 통섭의 글쓰기에 매료될 것이다.
한편 이 책의 저자 배민은 서울대학교에서 인문의학을 전공하고 있는 주경야독형 교사로 현재 숭의여고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포춘코리아 온라인팀 안재후 기자 anjaehoo@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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