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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동량 증가로 해운·조선업계에 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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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동량 증가로 해운·조선업계에 활력

입력
2013.12.2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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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은 이달 중순 영국 선주사 조디악으로부터 1만톤(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12년 간 빌리는 용선계약을 체결했다. 해운회사가 대형선박을 대량으로 빌린다는 건 그만큼 글로벌 물동량이 많아진다는 뜻. 현대상선 관계자는 "세계경기가 회복되는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파나마운하가 넓어지는 게 중요 변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미주대륙의 허리를 관통하는 파나마운하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세계의 관문. 지금부터 꼭 100년전인 1914년 개통된 파나마운하는, 한 달 넘게 걸리던 두 바다의 거리를 단 몇 시간으로 단축시킴으로써 세계 항로를 뒤바꿔 놓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문제는 너무 좁다는 점. 33.3㎙의 기존 폭으론 갈수록 대형화되는 선박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고, 실제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아시아지역에서 미국 뉴욕 등으로 가는 대형선박은 남미대륙을 돌아가거나 미 서부에 짐을 내린 뒤 철도로 운송을 해야 했다. 때문에 파나마정부는 운하폭을 55㎙로 넓히는 작업을 벌여왔는데, 2015년 상반기에 이 공사가 완공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5,000톤급 선박만 통행이 가능했지만 운하가 확장 개통되면 1만2,000톤까지 드나들 수 있게 됐다. 그만큼 물동량도 늘어 공사 전인 2005년 2억7,900만톤에서 2025년엔 5억800만톤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넓어진 파나마운하의 가장 큰 수혜자는 북미와 남미, 그리고 이들과 교역하는 동북아시아 국가들이다. 지난해 파나마운하의 최대 이용국은 미국, 중국, 칠레, 유럽연합(EU), 일본, 한국 순이었다. 경기침체로 위기에 빠진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국내 선사들이 운하 확장개통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제휴를 맺은 글로벌 선사들과 항로 공유를 통해 아시아~미주노선 물류를 대거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운사들이 활기를 띠면, 선박발주가 늘어 조선회사들도 함께 살아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0월 독일 선사 함부르크수드가 중남미 물동량 증가를 대비해 발주한 1만500톤급 컨테이너선 3척을 수주했다.

에너지수급에도 청신호가 기대된다. 한국 중국 일본 3국과 대만은 그간 중동에서 주로 천연가스를 수입했는데, 파나마운하가 확대 개통되면 미국산 셰일가스를 좀더 저렴하게 들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미국업체와 계약을 맺은 가스업체 SK가스와 E1은 운하확장 후 수입량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셰일가스 도입이 활성화되면 LNG선을 만드는 조선소들 역시 수주에 호재를 맞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파나마 운하 확장개통은 해운업계는 물론 조선업계, 에너지업계에도 연관효과를 미쳐, 배로 미주대륙에 수출하는 국내 기업 전부가 직간접적 혜택을 입게 될 것"이라며 "다만 확장에 따른 통행료 인상은 변수가 될 것"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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