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실 공급용 도자기가 제작됐던 강북구 수유동 일대 분청사기 가마터(사진)가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된다. 시는 북한산 수유동 분청사기 가마터 2곳을 시 문화재로 지정, 보존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강북구 수유동 산 127-1번지에 있는 분청사기 가마터는 고려 말 상감청자 생산이 쇠퇴하고 조선초 분청사기 생산이 증가하는 시점에 형성된 것으로 이 시기 도자기의 생산과 유통관계를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유적이다.
김수정 서울시 문화재연구팀 팀장은 "이들 가마터는 왜구 침탈 등으로 강진 등 전라도에 있던 청자 생산체계가 해체된 뒤 서울에 자리 잡은 요업(窯業)의 흔적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이라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발간한 (1942)를 통해 일찍부터 서울 지역에 분청사기 가마터가 있다는 사실은 알려졌으나 실제로 발굴된 것은 2009년 시가 강북구 일대를 중심으로 상감청자가마터 정밀지표조사를 실시하면서다. 시는 2011년 5월부터 11월까지 6개월간 발굴작업을 통해 대접, 접시, 초벌구이 도자기 등 유물을 출토하고 자기가 구워지는 소성실, 아궁이 등을 찾아 복원했다. 가마터는 발굴조사 이후 보존을 위해 흙을 덮어놓은 상태여서 외부에 노출돼있지는 않다.
시는 이들 가마터에 대한 문화재 지정계획을 26일 공고하고 내년 1월 26일까지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최종심의를 거쳐 2월 중 시 문화재로 지정, 고시할 예정이다. 문화재 지정 후에는 등산로를 우회시켜 가마터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주변 일대를 정비해 문화재 현장학습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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