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피신해 있는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25일 오후 경내 대웅전 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 기댈 곳이라곤 종교계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언제 조계사에 들어왔나.
“24일 오후 8시 10분쯤 찾아 왔다. 사전에 허락을 받지 않았고 들어온 뒤에 우리가 머물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조계사 관계자들에게 사과드린다.”
-갑자기 조계사로 온 이유는 무엇인가.
“어릴 때부터 불교와 인연이 깊었다. 그래서 마음에 끌려서 온 것이지 종교 관계자들과 상의한 것은 전혀 없다. 민주노총까지 경찰에게 침탈당한 상황에서 우리가 갈 곳이라고는 종교시설인 조계사밖에 없었다. 철도 문제가 반드시 해결되도록 종교계 어른들이 중재에 나서달라는 간곡한 심정으로 조계사에 오게 됐다.”
-김명환 위원장은 지금 어디에 있나. 연락은 되나.
“다른 지도부와 연락은 계속 하고 있다. 김명환 위원장도 곧 공개된 장소에서 여러분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원장이 나서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건도 없다.”
-조계사에는 얼마나 머물 생각인가.
“거취에 대해서는 지금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분간은 조계사에 머물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철도노조원이 갑자기 경내로 들어와서 불편해하는 신도들도 있다.
“불편을 느끼는 신도가 있다는 것을 잘 알지만 우리가 갈 곳이 없다. 지금 기댈 곳은 여기밖에 없다.”
-철도노조의 향후 계획은.
“이전(2009년) 파업 때는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철도민영화 반대 투쟁이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26일 오후 7시 민주노총 주최로 전국에서 동시다발적 규탄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28일은 ‘불만시민행동의 날’로 정해 오후 3시 광화문 광장에서 100만 시민 참가를 목표로 대규모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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