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자신이 사는 도시에서 새해의 첫 아침을 맞는다. 동해안에 일렬 횡대로 늘어선 일출 포인트를 소개하는 것보다, 그래서 이런 정보가 세밑에 더 쏠쏠할 듯. 한국관광공사가 1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도시 일출 명소 4곳을 꼽았다.
마천루 위로 뜨는 해, 서울 선유도
선유도는 한강의 한복판에서 빌딩숲의 스카이라인 위로 뜨는 해를 맞이할 수 있는 곳이다. 매일 지나치던 풍경이 얼마나 특별할 수 있는지 알게 되는 장소. 보행자 전용 다리인 선유교에서 바라볼 때, 겨울의 태양은 여의도의 쌍둥이빌딩 사이로 떠오른다. 국회의사당과 63빌딩을 병풍처럼 드리우고 달아오른 붉은 기운이 한강에 긴 여운의 물비늘을 새긴다. 눈을 뜬 겨울 철새의 군무도 더해져 운치를 더한다.
시내버스를 타고 갈 수 있는 평평한 곳에 있기 때문에 유모차를 끌고 온 엄마도,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도 이곳에서 새해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양화대교의 선유도 버스 정류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선유교까지 이동도 가능하다. 해가 떠오른 뒤엔 녹색 기둥의 정원, 시간의 정원 등 옛 정수장을 리모델링해 만든 공원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겨울엔 미루나무와 자작나무로 된 숲길의 운치가 뛰어나다. 양화대교 건너 절두산 성지도 호젓한 분위기의 산책 공간이다. 선유도공원 (02)2634-7250
일출 아래 보는 도시, 대전 보문산
대전 보문산(457m)은 경치가 빼어나고 등산로가 잘 갖춰져 있어 오랫동안 시민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아온 산이다. 보물이 묻혀 있어서 '보물산'으로 불리다가 보문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주봉은 시루봉이지만 일출 감상 포인트는 보문산성 장대루다. 이 성은 백제 시대에 돌로 쌓은 산성인데 장대루에 오르면 앞으로는 식장산, 뒤로는 대전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해는 식장산 쪽에서 뜬다.
보문산 입구에서 중턱의 야외음악당까지는 길이 포장돼 있어 차로 갈 수 있다. 음악당부터는 등산로인데 산성까지 30~40분 가량 걸린다. 나무 계단과 산길, 둘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등산로를 따라 조명이 설치돼 있어 새벽 산행에 대한 부담이 적다. 여명에 등 뒤에 있는 도심 풍경이 일출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쌍둥이 건물인 코레일 본사와 한밭야구장, 빽빽한 아파트 불빛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그 윤곽이 뚜렷해질 때쯤 반대쪽에서 아침 해가 능선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대전광역시 관광산업과 (042)270-3973
도시를 품은 일출, 대구 앞산
대구 도심 남쪽에 있는 앞산(660m)은 해맞이 장소로 이름난 곳이다. 본래 이름은 비슬산 또는 대덕산인데 대구 사람들은 언제부턴가 앞산이라는 친근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주변이 자연 공원으로 꾸며진 데다가 시내에서 멀지 않아 대구 시민의 쉼터 역할을 한다.
새해 일출을 보려면 새벽에 길을 나서야 한다. 입구에서 앞산 정상까지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눈이 쌓였을 경우 시간을 조금 더 잡는 것이 좋다. 1월 1일엔 7시 10분(일출 예상 시각 7시 35분)부터 '2014 앞산 해맞이 축제'를 항공무선표지소 입구 헬기장에서 진행한다. 따뜻한 어묵과 커피, 차 등을 제공한다.
산에서 내려오면 앞산 맛둘레길에 출출한 속을 채워줄 먹거리가 가득하다. 곰탕, 선짓국부터 고급 레스토랑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서문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메뉴가 한층 푸짐해진다. 호떡, 떡볶이, 만두 등 주전부리부터 대구의 명물 양념곱창까지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대구광역시 관광문화재과 (053)803-6512
유달산 일출과 섬길 트레킹
유달산(288m)은 나지막한 산이지만 바닷가 끝자락에 솟아 있어 매우 우뚝하게 보인다. 목포는 항구 도시여서 일출을 볼 수 있는 장소가 많지만, 영산강 하구와 멀리 월출산을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유달산 일출이 최고로 꼽힌다. 노적봉 입구까지 차를 타고 이동한 뒤 대학루, 달선각을 거쳐 정상까지 약 40분 거리다. 정상인 일등바위보다 아래쪽에 있는 마당바위가 일출을 보기엔 더 낫다. 목포 시내의 전경까지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일출을 보고 나선 고하도에 새로 생긴 트레킹 코스인 용오름길을 들러볼 만하다. 고하도복지회관에서 출발하는 길은 말바우를 거쳐 용머리까지 갔다 돌아오는 왕복 5.6㎞ 코스로 2시간 정도 걸린다. 산행과 트레킹으로 출출해졌다면 항구로 가보자. 갈치, 조기, 낙지 등 싱싱한 해산물을 싼 값에 즐길 수 있다. 목포시 관광과 (061)270-8432
유상호기자 shy@hk.co.kr
사진제공 한국관광공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