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7명이 겨울에 돈이 없어 추위에 떠는 것으로 추정됐다.
25일 에너지경제연구원(KEEI)이 내놓은 '가구 특성별 에너지 소비지출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의 월 평균 연료비를 소득 계층과 가구 유형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전체 노인의 43%를 차지하는 소득 하위 10% 미만 계층 노인가구의 연료비 지출액(5만4,000원)이 가구 평균 연료비(10만3,000원)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소득 하위 10~20% 계층에 속하는 노인 가구의 한달 연료비도 6만8,000원에 불과했다.
반면 KEEI는 소득 하위 10% 미만 가구를 대상으로 전체 가계 지출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10%를 넘는 '에너지 과부담'가구의 분포도 조사했는데, 노인 가구가 가장 낮았다. 모자(母子) 가구의 과부담 비율은 83%, 맞벌이 가구의 해당 비율도 69%에 달했으나 노인 가구에서는 과부담 비율이 48%에 머물렀다.
KEEI는 "저소득 계층이라도 자식을 키울 때는 겨울철에는 연료비 지출을 전체의 20%까지 올리는 등 돈을 아끼지 않지만, 노인만 거주하는 가구는 생활비 부담 때문에 그냥 추위를 참으며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노인 가구에 대해서는 현금 지원 대신, 현물이나 바우처를 지원해 부족한 에너지 공급을 늘리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최근 연료비가 상승하면서, 전체 가구에서 연료비 과부담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08년에는 연료비 지출액이 가계 소비액의 10%를 넘어서는 비율이 10.8%였으나, 2012년에는 12.5%까지 늘어났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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