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확실히 알았습니다. 정수빈(23ㆍ두산)은 큰 경기에 정말 강합니다.”
올 한국시리즈 도중 두산 관계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이 관계자는 “(정)수빈이가 우리 팀의 대표적인 강심장이다. 정규시즌 보다 포스트시즌에서 더 잘한다”며 “누구나 떨릴 만한 큰 경기이지만 펄펄 난다. 참 신기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상대 팀의 강심장도 지목했다. “차우찬(26ㆍ삼성) 좀 봐라. 우리 팀에 정수빈이 있다면 삼성에는 저 투수가 있다”며 “한국시리즈에서 어떻게 저런 공을 던지는지 놀랍기만 하다”고 했다. 결국 2013 한국시리즈는 삼성의 우승으로 끝났지만, 시리즈 내내 펼쳐진 정수빈과 차우찬의 활약상은 유쾌한 볼거리였다.
관심은 내년 시즌 이들의 성적이다. 정수빈과 차우찬은 큰 경기에 강하다는 확실한 이미지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정규시즌에선 ‘임팩트’가 약했다. 대부분의 선수가 페넌트레이스에서 잘하다 단기전에서 죽 쓰기 마련인데, 이 둘은 오히려 반대였다. 무엇보다 내년에는 팀 전력에 큰 변화가 예고돼 있어 정수빈과 차우찬의 어깨가 무겁다. 이들의 개인 성적이 팀 성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두산은 계약 직전까지 갔다 아쉽게 놓친 이종욱(NC)의 빈자리를 정수빈이 메워야 한다. 지난 2009년 1군에 데뷔한 정수빈은 내년이면 어느덧 프로 6년 차다. 공수주 3박자를 갖췄다는 평가 속에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어깨가 강하다. 타석에서 역시 기습 번트로 상대를 긴장하게 만든다. 올해 성적은 125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6리(228타수 63안타)에 29타점 57득점 23도루. 출전 경기에 비해 타수가 적은 편인데 내년에는 타석에 들어서는 횟수가 2배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차우찬은 올해처럼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일이 많을 것이다. 삼성은 외국인 투수 2명에다 윤성환, 배영수, 장원삼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탄탄하다. 이 보다는 오승환이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 뒷문이 약해진 상황이다. 차우찬은 올해 선발로 12경기(5승6패. 평균자책점 3.31), 불펜으로 31경기(5승1패, 평균자책점 3.19)를 뛰었다. 2012시즌 6승7패 6.02의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했지만 1년 만에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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