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센터(CDC) 최근 자료에 따르면, 중등학교 연령자 가운데 15%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어린이는 350만명이 ADHD증후군 환자로 진단됐는데 이는 1990년 60만명의 거의 6배 수준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환자가 갑자기 늘어난 이유는 환자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ADHD 증후군 환자를 만들어내는 장본인은 치료제를 판매하는 제약업계가 지목된다. 이들은 20여년 동안 의사, 교육자, 부모 등을 상대로 마케팅을 벌이고 또 선의를 가장한 판촉활동을 전개했다. 이들의 후원을 받은 저명 의사들은 동료 의료인에게 과장된 치료약 효과를 발표했고, TV나 대중잡지 광고는 부모들에게 자녀에게 약을 먹이면 타고난 능력이나 후천적 행동도 조절 가능하다고 믿도록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많은 어린이들이 비전문 의료진으로부터 불명확한 증상으로 ADHD 증후군 판정을 받았다.
제약업계는 치료약 판매 대상을 아동에서 시장이 더 큰 성인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07~2012년 사이 ADHD 증후군 진단과 처방을 받은 20~39세 성인은 3배나 늘어났다. 듀크대 심리학자 케이스 코너스는 "ADHD증후군을 전염병처럼 만들었다"며 "전례도 없고 정당화할 수 없는 수준의 치료약 판매를 위한 음모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2012년 치료약 매출은 10년 전보다 5배나 늘어났다. 치료제가 성적까지 올릴 수 있다며 정상인을 상대로 판촉을 벌인 것은 매출 폭증의 또 다른 이유다.
그러나 치료제는 중독성이 있고 드물게는 정신병, 자살충동, 환각, 초조, 수면장애, 식욕부진까지 일으킨다. 미국 가수 겸 영화배우 린제이 로한은 ADHD 치료제인 애더럴에 중독돼 재활치료까지 받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애더럴 콘서타 바이반스 포칼린 등 주요 치료제들이 2000년 이후 허위 과장광고를 해온 사실을 지적하고, 리탈린 콘서타 스트라테라 등은 어린이와 10대에게도 지속성 발기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1994년 가장 일반적인 치료제인 애더럴을 상품화시켜 제약사 샤이어에 매각한 로저 그릭스는 치료제의 위험성을 '핵폭탄'에 비유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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