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명품 소총’ AK 개발자 칼라슈니코프 94세로 사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명품 소총’ AK 개발자 칼라슈니코프 94세로 사망

입력
2013.12.24 12:05
0 0

자동소총 ‘AK-47’을 개발한 미하일 칼라슈니코프가 23일(현지시간) 지병으로 숨졌다. 향년 94세.

그는 러시아 중부 우드무르티야 자치공화국의 수도 이젭스크의 병원에서 지난달 17일부터 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사망했다.

시베리아의 알타이 지역에서 태어난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독일군과 교전 도중 다쳐 입원해 있다 다른 부상병들로부터 구식 소총에 대한 불평을 듣고 소총 개발을 결심했다. 퇴원 후 소총 모형을 제작했다가 불법 총기 소지 혐의로 체포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1947년 AK-47 개발에 성공했다. AK-47이라는 이름은 자동소총 칼라슈니코프(Avtomat Kalashnikov)의 머리글자와 개발 연도를 합친 것이다.

이젭스크의 이쥬마슈 공장에서 첫 생산된 1,500정은 실전 시험을 거쳐 1949년 소련군 표준 개인화기로 채택됐다. 이 총은 제작비가 싸고 분해ㆍ조립ㆍ휴대가 간편하며 명중률이 높고 잔 고장이 없어 호평을 받았다.

AK-47은 이후 AKM, AK-74, AK-101~108 시리즈 등 개량형과 민간용 변형으로 이어지며 큰 인기를 누렸다.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7,000만정 이상이 생산돼 공산권을 중심으로 100여개국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계에서 사용중인 소총의 20% 정도를 차지해 20세기 최대 발명품이라는 찬사까지 들었다. 이 공로로 칼라슈니코프는 구소련 시절 사회주의노동영웅상, 스탈린상, 레닌상 등을 수상하고 1994년에는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조국봉사훈장을 받았으며 2009년에는 ‘러시아의 영웅’이라는 호칭을 얻었다.

그러나 그의 삶은 실속이 없었다. 국가가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아 연금에 의존해 살았던 것이다. AK-47과 가장 비슷한 M-16의 개발자 유진 스토너를 1990년 미국에서 만났을 때 그는 남루한 옷차림에 수중에 몇 달러만 있었다. 칼라슈니코프는 훗날 “스토너는 자가용 비행기가 있는데 나는 비행기 티켓 값도 없어 후원을 받았다”고 한탄했다.

AK는 뛰어난 신형 소총이 개발되면서 서서히 명성을 잃었고 이쥬마슈 공장도 수요 감소로 위기를 겼었다. 그는 급기야 지난해 10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지원을 호소하는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칼라슈티코프는 AK의 오용ㆍ악용도 경계했다. 일부 테러단체가 AK를 무장 장비로 사용하자 “내 발명품이 평화를 위해 사용되길 바랐지 전쟁에 사용되기를 바라지 않았다”며 “정치인들이 우리만큼 열심히 일했다면 총이 나쁜 손아귀에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