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853억 원을 들이고도 부실 시공으로 개통도 하지 못한 월미은하레일을 '레일바이크'로 바꿔 재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모양이다. 레일바이크는 높이 10m 철로 위에서 페달을 밟아 이동하는 궤도자전거로 내년 4월 착공해 2016년 완공 예정이라고 한다. 인천시는 500억 원에 달하는 추가 공사비 가운데 200억 원은 민간 자본으로 마련하고, 나머지는 월미은하레일 시공사와 감리단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손해배상(272억 원)청구 소송에서 이겨 충당하겠다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또 2017년 기준으로 레일바이크의 수요를 추정한 결과 연간 80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구상을 보면 사업성을 충분히 검토한 것인지 의아한 구석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먼저 500억 원의 리모델링 비용이 원활하게 조달될지 의문이다. 200억 원의 민자 유치의 경우 아직 사업자를 구하지도 못했다. 나머지 부분도 진행중인 재판의 결과가 불확실한 데다, 승소한다고 해도 자금이 필요한 시점에 제대로 입금될지 알 수 없다.
연간 80만 명이 이용할 것이라는 수요 예측도 허점투성이다. 1년 중 한겨울과 장마철 등을 빼면 운행일 수는 많이 잡아야 250일 정도다. 그렇다면 하루에 3,200명씩, 8시간 운행 기준으로 매시간 400명 정도가 레일바이크를 이용한다는 것인데 과연 가능한 수치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더구나 코스가 일부 바닷가 인접 지역을 제외하면 주변 공장지대를 지나게 되는데, 이런 풍경 감상을 위해 관광객들이 줄지어 몰려올지도 의문이다.
이렇다 보니 '제2의 은하레일'이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레일바이크가 곡절 끝에 설치되더라도 운영이 부진하면 또다시 시민 부담으로 돌아간다. 인천시는 기존에 투입된 예산이 아깝다고 경제성 없는 사업에 매달리다가 더 많은 세금을 낭비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지금이라도 다시 철저한 타당성 검토를 해야 한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해 무리하게 추진되는 것이라면 당연히 재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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