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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한복판 초등학생 유괴범 3시간반 만에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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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한복판 초등학생 유괴범 3시간반 만에 검거

입력
2013.12.2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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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도심에서 등굣길 초등학생이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납치 3시간 30여분 만에 범인이 검거되면서 무사히 풀려났지만, 등하굣길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는 장치가 미흡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이날 오전 금호동 한 초등학교 근처에서 등교하던 A(8)양을 납치, 부모에게 몸값으로 3,000만원을 요구한 혐의로 조모(28)씨를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동대문에서 의류업을 하는 조씨는 최근 불황으로 카드 빚이 3,000여만원까지 불어나자 아이를 유괴해 몸값으로 빚을 갚기 위해 범행을 계획했다. 조씨는 지난 13일 서울 용두동에서 쏘렌토 차량을 훔친 뒤 이날 미리 준비한 노끈과 포대를 싣고 금호동 일대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조씨는 오전 8시 35분쯤 혼자 학교로 가던 A양을 발견하고 “잠깐 할 이야기가 있다”며 접근, 저항하는 A양을 강제로 차에 태워 납치했다. 이어 오전 9시 45분부터 네 차례에 걸쳐 A양의 휴대폰으로 A양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몸값을 보내라고 협박했다.

경찰은 A양 집에서 정수기를 점검하던 모 정수기 회사 직원이 A양 부모가 협박 전화를 받고 불안해 하는 모습을 보고 신고한 뒤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A양 휴대폰 위치추적을 통해 주요 도로에 검문조를 배치했다.

낮 12시 10분 드디어 범인이 포위망에 걸려 들었다. 금호동 주택가에서 잠복해 있던 경찰은 검문 중이던 경찰을 보고 속도를 높여 도주하는 차량을 쫓기 시작했다. 교차로를 빠져 나와 2㎞ 가량 달아나던 범인의 차량은 경찰의 무쏘 차량에 옆면을 들이 받힌 뒤 방향을 잃고 정차해 있던 택시 후미에 충돌해 멈춰 섰다. 범인은 차를 버리고 200m 가량을 달아나면서 커터 칼을 휘두르다 경찰에 제압 당했다. 경찰은 조씨에 대해 25일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공범 및 여죄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다.

사건은 마무리 됐지만 어린이 안전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A양은 학교 정문에서 불과 한 블록 떨어진 골목에서 납치됐다. 해당 학교에는 아동안전지킴이들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등굣길 안전을 지킬 수는 없었다. 학교 관계자는 “아동안전지킴이들은 학교 정문 안쪽만 감시한다”며 “학교 밖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선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상진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 인력만으로 어린이 유괴 범죄를 예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등하교 시간에는 아동안전지킴이들의 활동 범위를 학교 주변 골목까지 확대하고,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번갈아 아이들의 등하굣길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어린이 유괴 범죄는 지켜보는 ‘눈’이 많아야 막을 수 있다”며 “자신의 범죄 행위가 언제라도 발각될 수 있다는 심리적 부담을 줄 수 있도록 학교 주변에 폐쇄회로(CC)TV를 많이 설치해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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