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되길 바랍니다.”
빨간 외투에 털모자를 쓴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큰 소리로 외쳤다. 희고 풍성한 수염 사이로 온화한 미소가 번졌다. 산타는 자신의 불룩 나온 배 위로 한 아이를 안아 올린 채 연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 표정은 어린이들이 평소 그리던 산타클로스의 모습 그대로였다.
23일 서울광장에 산타클로스가 나타났다. 주한 핀란드대사관의 초청을 받아 산타의 고향 마을로 알려진 핀란드 로바니에미에서 왔다는 그는 이날 하루 서울광장을 찾은 아이들과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소외계층 아이들을 위한 모금활동을 벌였다.
산타는 “크리스마스에는 모든 아이들이 행복해야 한다”며 “위탁아동들의 행복을 위해 홀트아동복지회와 함께 모금활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날 모금된 성금은 홀트아동복지회에 전액 전달돼 위탁아동들의 양육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한국을 방문했다는 산타는 “지난 17일 한국에 와서 지금까지 1,000명이 넘는 아이들을 만났다”며 “박원순 서울 시장과 함께 한 보육원을 찾아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핀란드 관광청은 세계 여러 국가들에 산타클로스를 파견, 사회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산타가 방문하는 국가들은 매년 200여 곳에 이른다. 보다 많은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여러 명의 산타들이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산타클로스는 한 명”이라며 본명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내 이름은 산타클로스, 다른 이름은 없다”고 웃어 보였다. 산타는 “크리스마스는 소외된 이웃과 함께 나눔을 실천하는 날이자 아이들을 위한 날”이라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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