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이 평생 숙원이라고 누누이 밝혀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당분간 개헌에 매달리지 않기로 했다. 아베노믹스를 통해 지지 기반을 더 다진 뒤에야 개헌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아베 총리는 22일 밤 방송된 NHK 프로그램에서 “(차기 중의원 선거까지) 3년이 남아 있다”며 “일본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 침착하게 일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그렇게 쉽게 (총리직을) 그만둘 수는 없다”고도 했는데 일본 언론은 이를 두고 향후 3년간 정국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장기 집권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개헌을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베는 2006년 9월 처음 총리가 된 뒤 참의원 선거 참패, 측근 비리 등 악재가 겹치자 돌연 건강 악화를 이유로 취임 1년 만에 사임했다. 그는 향후 정국 운영과 관련해 “일본은 아직도 디플레이션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며 디플레이션 탈출을 통한 경제 재건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아베 총리는 그러면서도 헌법 개정의 의지는 분명히 했다. 그는 “무엇을 위해 정치가가 됐는가”라고 자문한 뒤 “어떻게든 (개헌을) 해내고 싶으며 헌법 개정은 필생의 과업”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전력 보유와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 헌법9조를 개정, 자위대를 정식 군대(국방군)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헌 구상을 누차 밝혀왔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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