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음반과 MP3 등 디지털음악에 밀려 자취를 감췄던 LP음반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사회적 복고 트렌드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지만,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가 살아나면서 작지만 하나의 시장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23일 온라인몰 인터파크가 올 들어 판매한 LP음반수를 집계했더니 1,000개가 넘었다. 전년 동기 대비 500% 이상 늘어난 수치다. LP판을 올려놓고 음악을 틀 수 있는 턴테이블도 약 5배 증가한 1,500대가 팔렸다.
특히 조용필, G-drago(지드래곤) 등 대형 가수들이 잇달아 LP음반을 내면서 시장의 활성화를 이끄는 모습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LP판을 생산하고 있는 ‘LP팩토리’는 조용필의 ‘헬로우’등의 LP음반을 포함, 올해 3만장을 찍어냈다. 지난해 4,000장을 생산한 것과 비교하면 큰 성장이다. 매출도 지난해 연 5,000만원에서 올해 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길용 LP팩토리 대표는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을 소유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고 10만원대의 휴대용 턴테이블이 나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LP음반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 LP수요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선 지금도 연간 460만장(미국 음반 판매량 집계기관인 닐슨사운드스캔 기준)의 LP음반이 팔리고 있다. 자신의 노래가 휴대폰에서 잠시 재생됐다 사라지는 게 아니라 영원히 소장되길 바라는 의미에서 CD나 디지털 음원과 함께 LP음반을 동시에 발매하는 가수들이 많고, 이를 소비하는 팬층도 두텁기 때문이다.
국내서도 LP음반을 출시하는 가수들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AM, 장기하와 얼굴들, 브라운아이드소울 등이 LP음반을 발매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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