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신탁운동’을 통해 국민들에게 보다 다양하고 질 좋은 국회도서관의 정보를 개방함으로써 사회적 정보격차가 해소되길 기대합니다.”
연말로 취임 1년5개월을 맞는 황창화(54) 국회도서관장이 국회도서관 개방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황 관장은 2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국회도서관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던 중 국민들이 정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이에 따라 비영리단체와 함께 숨어있는 정보의 발굴과 공유를 위한‘데이터 신탁운동’을 적극 펼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데이터신탁운동’이란 개인이나 시민단체가 만들어낸 저작물을 국회도서관이 위임 받아 국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운동으로, 국회도서관과 비영리단체가 지식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다.
그간 논문이나 학술자료 등은 저작권 문제로 인해 개인 컴퓨터에서 읽기가 쉽지 않았다. 국회도서관에는 약 1억5,200만면에 달하는 학술자료 원문 데이터가 구축돼 있지만 저작권을 국회도서관에 위임한 약 30% 가량만 포털 사이트를 통해 검색이 가능했을 뿐 그 밖의 자료에 대한 검색은 공공 도서관이나 대학 도서관 등 국회도서관으로부터 IP를 부여 받은 컴퓨터를 통해서만 가능했다. 이마저도 개인이나 단체가 국회도서관에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을 경우 유실될 확률이 높거나 활용도가 낮기 때문에 국민과 연구자들이 관련 정보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황 관장은 “만약 개인이나 단체가 국회도서관이나 국회도서관과 협약을 맺은 비영리단체에 자료를 위임할 경우 숨어있던 가치 있는 저작물이 국회전자도서관을 통해 공개돼 보다 다양하게 연구ㆍ활용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데이터신탁운동을 펼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데이터신탁운동과 같은 지식공유는 그간 필요성이 제기돼 왔으나 논의가 활성화 되지는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8월 황 관장의 취임 이후 지식 공유 환경 조성에 대한 이야기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지난달 11일 한국학술정보협의회에서 황 관장이 공개 제안함으로써 논의가 본격화 됐다. 황 관장은 “개방과 공유는 전체 사회를 발전시키고 의미있게 할 것”이라며“자발적인 시민참여를 통한 국회도서관 아카이빙을 통해 국가적 차원에서 지식정보격차가 해소되기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회도서관은 씽크카페, 아름다운재단, 희망제작소, (사)시민, (사)크리에이티브 커먼스 코리아 등 5개 비영리단체와 지식공유 상호협력을 맺고 이들 단체가 생산한 정보와 개인이 비영리단체에 위탁한 자료들을 공개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펼치고 있다. 국회도서관은 가능한 내년 상반기까지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자료를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국회전자도서관을 통해 서비스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데이터신탁운동이 확산되기 위해선 아직 넘어야 할 문턱이 높다. 자료 제공자에게 저작권도 함께 위임 받기 위해 개별적인 동의를 받거나 다양한 단체와 협약을 늘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국회도서관은 내년 초부터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데이터신탁운동을 알려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황 관장은 “도서관 내 북 카페 설치, 이동식 서가를 통한 ‘도서관 밖 도서관’, 문서화 된 자료뿐만 아니라 음악ㆍ그림 등 다양한 자료도 수집해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다양한 방안을 통해 국회도서관의 공공성은 높이고 문턱을 낮춰 국민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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