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부부 3쌍 가운데 1쌍은 하루에 대화하는 시간이 30분이 채 안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50~60대 부부 절반 이상은 '사랑한다'는 애정표현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23일 이런 내용의'저출산인식 설문조사'결과를 내놨다. 이 조사는 지난달 전국 기혼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부부의 하루 평균 대화시간은 '30분~1시간'으로 응답한 비율이 32.9%로 가장 높았고, '1시간 이상'이라는 응답자는 28.7%였다. 반면 전체의 38.4%가 '하루 30분 미만' 대화한다고 했다. '10분 미만'이라는 부부도 8.6%나 댔다. 부부간 대화 주제는 '자녀의 교육ㆍ건강(40.0%)'이 가장 많았고, '생일ㆍ결혼ㆍ이사 등 가정일(28.2%)', '부부 이야기(14.7%)'순이었다. 대화는 주로 '밥 먹을 때(58.8%)'이뤄졌고, 이어'잠자기 전(21.5%)', '주말(14.0%)'순이었다. 응답자의 58.3%가 '대화할 때 즐거우며 소통이 잘 이뤄진다(58.3%)'고 했으나 5.4%는 '거의 대화가 없다'고 답했다. 소통이 잘 이뤄진다는 응답은 20대(63.6%), 30대(58.9%), 40대(55.0%)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낮아졌다.
부부간 대화에 방해가 되는 요소로는 '늦은 귀가와 주말근무'(34.4%)가 가장 많이 지목됐다. 'TVㆍ컴퓨터ㆍ스마트폰 사용'(29.9%), '자녀 양육으로 인한 둘 만의 시간부족'(19.9%) 등의 순이었다. 20대 부부는 41.1%가 TVㆍ컴퓨터ㆍ스마트폰 사용 때문에 대화를 못한다고 응답했으며, 30~40대는 '늦은 귀가와 주말 근무', 50~60대는 '대화경험ㆍ기술부족'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한편 가족내 서열에 대해 워킹맘들은 '아이들'(34.9%), '나'(33.4%),'배우자'(28.4%) 순으로 중요하다고 답했으나, 전업주부는 '배우자(39.1%)','아이(32.4%)', '자신(25.6%)'순으로 서열을 매겼다. 남성들은 '나'(39.2%)가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배우자에게 '사랑한다'는 애정 표현이나 '최고다', '예쁘다', '멋있다', '고맙다' 등 칭찬과 격려의 말을 얼마나 자주하는지 묻자 50.4%가 '가끔 기분 좋을 때'라고 답했다. 50대와 60대 부부는 '거의 하지 않는다'는 대답이 각각 50.0%, 61.9%로 절반을 넘었다.
손숙미 인구보건복지협회장은 "부부간 대화가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남성의 적극적인 육아참여와 가족친화적인 직장문화 조성이 정책적으로 뒷받침 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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